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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창원, 진해의 통합된지 4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중앙정부와 국회의원, 그리고 지방의 시의원들과 지역의 토호세력, 관변단체들이 일군 강제통합이었습니다. 2009년 이명박 전대통령의 8.15경축사에서 행정구역 통합을 언급하자 당시 한나라당은 마산,창원,진해의 통합을 불과 4개월만에 일사천리로 시,도의회 의결을 마쳤습니다. 과거 이명박 전대통령의 실정으로 말미암아 국민들은 많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4대강사업으로 인하여 앞으로 국민들이 감수해야 할 국가적 손실은 막대할 것이고, 이명박 정부의 자율통합 실적의 희생양이 되었던 마산, 창원, 진해의 강제통합으로 인해 통합 창원시민들이 감당해야 할 피해는 계속적으로 지속될 것입니다. 

 

잘못된 국가정책은 정부의 독단적인 추진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자신들의 영달을 위해 춤을 추는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마산, 창원, 진해가 통합할 당시 한나라당의 국회의원과 시도의원들의 일사분란한 움직임이 있었고, 언론에서는 통합하면 엄청나게 발전될 것으로 여론을 호도하였으며, 지방자치단체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또한 지역의 일부 지식인들도 통합효과를 과대포장해 선전하였습니다. 정부와 지역의 정치인, 언론, 지식인들의 서로 공생하여 이룬 잘못된 통합인 것입니다.

 

이러한 잘못된 통합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분리운동을 전개한 지역은 진해입니다. 통합 후 온통 청사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때, 진해지역은 통합 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분리운동을 준비하고 전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일정정도의 성과도 이루었던 것 같습니다. 3개시에 분리여론을 환기시켰고, 총선시 분리공약이 난무하게 했으며, 도지사 보궐선거에도 3개시 분리공약이 포함되었습니다. 또한 지난 대선에는 당시 문재인 후보의 특보인 신계륜 국회의원에게도 긍정적인 답변도 받았습니다. 진해의 분리를 위하여 진해지역의 시민단체들은 나름대로 정치적인 노력을 통해서 분리를 위해 꾸준히 활동했습니다. 하지만 번번히 선거의 패배로 이를 이루기 위한 발판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그동안 진해의 분리에 가장 큰 장애물은 새누리당이라는 거대한 여당이었습니다. 새누리당은 분리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도 내놓은 적이 없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진해가 분리되기 위해서 가장 큰 열쇠를 쥐고 있는 조직은 새누리당입니다. 야당에서는 이미 분리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그동안 수차례 밝혔기에 새누리당이 분리를 할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즉, 진정으로 진해가 분리되기를 원한다면 새누리당을 압박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 상황은 새누리당을 압박한다기 보다는 단지 안상수 창원시장을 규탄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안상수 시장의 규탄만으로는 절대로 진해분리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런 점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진해분리운동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동안 관변단체, 상인회 중심의 분리운동을 보면 진정성이 없었습니다. 지난해 마산살리기범시민연합이라는 단체는 오로지 청사를 마산으로 유치하는 데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마산지역에서 야구장에 관심이 없기에 어쩌면 진해지역으로 박완수 전 시장이 정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쨋든 마산지역은 청사가 안되면 분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여 분리운동이 진행되었고, 이주영 의원이 분리법안을 발의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분리운동을 끊임없이 진행해야 하지만, 마산 지역은 이제 분리운동은 그만 두고 야구장을 받아서 웃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마산지역의 분리운동은 전혀 진정성이 없는 지역이기주의라는 것이 증명된 셈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이 전철을 다시 진해지역이 밟고 있습니다. 야구장이 안되니 진해를 분리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김성찬 국회의원은 분리법안을 만든다고 합니다. 지난해 희망진해사람들에서는 야구장과 진해시를 거래하지 말고 진해분리를 추진할 것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습니다. 이 당시 현재 분리법안을 추진하겠다는 시의원들은 분리는 어려우니 현실적으로 가능한 야구장을 택하는 실리를 찾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야구장이 진해로 결정되니 자랑하기에 급급했습니다. 당시 필자는 야구장의 유치가 실익이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끊임없이 밝혔지만, 그들은 이를 무시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필자의 예상대로 진행되었습니다. 자신들의 어리석은 선택에 전혀 반성도 사과도 하지 않고 야구장 유치가 실패하니 진해를 분리하겠다는 말에 진정성을 느낄 수 없습니다.

 

이번 창원시의회에서 벌어진 계란투척 사건을 보면서도 현재 진해지역 시의원들의 진해분리라는 주장에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마산과 창원에 비해 작은 도시이다보니 많은 불이익을 보는 것은 사실이다보니 계란투척으로 인해 그 불만을 표출한 사건으로 일종의 통쾌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통괘함도 이제 비굴함으로 전락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창원시의회 의장인 진해지역의 유원석의원도 창원시장에 면담신청하여 퇴짜 맞고, 결국에는 면담하여 사과부터 하는 저자세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진해발전추진위원회는 안상수 시장의 사진에 계란을 투척하는 시위도 김성일 시의원의 계란투척 사건 이후에는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시의원들의  단식농성도 불과 3-4일만에 중단된 것 같습니다. 안상수 시장이 강하게 나오니 뒤로 물러나는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창원시청에서 규탄하는 것이 아니라 장소를 옮겨 진해지역에서 여론작업에 치중하는 것으로 보이는 데, 이러한 모습은 계란투척 사건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입지를 진해지역에서 키울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여지기도 합니다.

 

계란투척 사건도 많은 이야기가 돌아다닙니다. 김성일 시의원이 시청밖의 시위현장에서 마산,창원,진해 3개지역을 설명하고자 계란 3개를 주머니에 넣고 시의회에 들어갖는데, 계란 한개가 부주의로 깨져 계획했던 설명을 못하던 차에 안상수 시장이 있어 우발적으로 계란두개를 던졌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이미 진해지역 시의원들이 사전에 계란투척을 사전에 계획하여 김성일의원이 총대를 메고 실행하였는데, 안상수 시장이 진해지역 시의원들의 예상을 넘어 강하게 나오니 어찌할 줄 모른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이야기가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만약에 후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진해지역 시의원들은 더욱 강하게 안상수 시장을 압박해야 할 것입니다. 아마도 진해지역에서 마이크 잡고 연설할 것이 아니라 창원시청 앞에서 안상수 시장이 고소를 철회하도록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입니다. 아니면 자신들도 고소할 것을 안상수 시장에게 주문하는 것이 도리일 것입니다.

 


 

어제 토요일 진해발전추진위원회가 진해루에서 안상수 시장을 규탄하고, 진해분리를 언급하는 문화행사를 한다고 하길래 약 15분 정도 구경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제 상식으로는 상당히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문화행사라 하지만 사실상 집회의 성격이 강한 데, 진해루 밑에 탁자를 놓고 다과를 하는 모습속에서 집회인지, 친목조직의 모임인지 구분하기 어려웠고, 연설하는 사람들도 일반시민은 보이지 않고, 시의원들과 국회의원들의 연설만 보였습니다. 순수한 시민단체라기보다는 진해지역의 새누리당 대회같은 느낌만 들었습니다. 또한 탁자위에 않아서 다과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결의에 찬 느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야구장 사건과 진해분리운동을 너무 정치적으로 보지 말라고도 하지만, 진해발전추진위원회의 모습은 다분히 정치적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사무실도 김성찬 국회의원실을 사용하였고, 이제와서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합니다. 또한 집행부도 모두 새누리당이나 관변단체의 인물이다보니 순수한 시민단체로 보기에는 무리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과연 진해분리의 의지가 있는지, 아니면 자신들을 주민에게 홍보할 수단으로 진해주민의 감정을 이용하여 진해분리를 외치는 것인지, 그 진의를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진해를 분리하는 문제는 진해주민의 의지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정치적인 조직이 움직여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즉, 정치적으로 해결할 문제입니다. 정치적으로 풀 수 있는 가장 큰 주체는 새누리당입니다. 새누리당이 움직여야 진해분리를 이룰 수 있습니다. 만약에 이들이 진정으로 진해분리를 원한다면 진해지역의 여론전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소속되어 있는 새누리당을 강하게 압박해야 합니다. 그런데 새누리당을 압박하는 것은 보이지 않고 단지 안상수 시장을 규탄하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새누리당 내부의 집안싸움에 불과할 뿐입니다. 진해발전추진위원회가 진정으로 진해를 분리하기를 원한다면 새누리당에 강한 압박을 동원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새누리당에 반기를 들지 않고 여론전만 한다면 진해분리는 소용없는 짓입니다.


진해가 창원에 흡수통합의 책임은 새누리당에 있습니다. 새누리당 시의원들과 당원들은 이러한 점를 새누리당이 인식하도록 강하게 압박하는 것이 잘못된 통합을 되돌리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한 나라의 정치수준을 보면 그 나라의 국민수준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지역의 정치수준이 낮은 것은 지역민의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잘못된 통합에 대한 주민의 책임도 있는 것입니다. 주민의 수준이 향상되어 진해의 지역정치 수준이 한층 높아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