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안상수 시장이 야구장을 마산으로 변경하자 진해의 거리에는 온통 창원시를 비난하는 현수막으로 도배되었습니다. 하지만 계란투척 사건 이후로는 현수막도 줄었고, 다소 차분해진 느낌입니다. 안상수 시장의 야구장 입지변경은 이미 예견된 일입니다. NC야구단과 KBO 그리고 전국여론의 반대가 강렬하다보니 진해로 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설령 창원시가 진해로 야구장을 짓겠다고 추진한다고 하여도 NC야구단이 연고지를 이전할 것이기에 결국에는 깡통야구장으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이윤을 추구하는 프로야구단이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고, 창원을 연고로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의 프로야구단은 모두 적자상태입니다. 기업은 프로야구를 통하여 기업의 홍보효과를 누리지만, 그 비용이 과다하면 유지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프로야구단 중에 삼성이 많게는 연간 200억원의 적자를 본다고 하고, 그 외 대부분의 야구단은 50-100억정도 적자를 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NC야구단은 약 50-60억원의 적자를 계산하고 창단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진해로 야구장이 건설되면 연간 100억원 정도의 적자를 각오해야 하는데, 삼성이라면 몰라도 NC기업의 사정으로는 이 정도의 적자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즉, NC야구단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진해에 야구장을 만든다면, NC는 당연히 연고지를 이전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쉽게 알 수 있는 상식인데, 그동안 창원시는 야구장을 미끼로 현 청사를 구창원지역으로 확정하는 데 사용하였고, 진해지역 의원들은 박완수 전임시장의 의지가 강하다고 하면서 야구장 미끼를 덥석 무는 어리석은 짓을 자행한 것입니다.


야구장 문제로 인한 창원시의 문제는 한마디로 꼼수로 일관된 한편의 막장드라마와 같습니다. 지금까지 창원시는 원칙이란 것은 전혀 없고, 꼼수로 일관되었으며, 지역의 시의원들도 마찬가지이고 수시로 입장을 바꾸는 행태만 보였습니다. 진해지역을 보면 이러한 행태는 너무나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09년 12월에 주민의 강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학송 전국회의원과 당시 한나라당의 시의원들은 8:5로 시의회에서 통합을 의결하였습니다. 주민을 섬겨야 할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이 주민의 뜻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통합을 가결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는 통합에 대한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기 위해 전격적으로 구,육대부지와 시운학부를 맞바꾸는 MOU를 국방부와 진해시가 체결하였고, 당시 한나라당의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은 통합시청사를 유치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였습니다.


2010년 초에는 통합준비위원회에서 청사는 진해 구 육대부지 터와 마산종합운동장을 1순위로 정하고, 2순위로 창원 39사단 터로 합의하였고, 시명은 창원시로 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합의에 진해에서는 현 창원시의회 의장인 유원석 의원과 배학술 전의원이 참여하였습니다. 통합하기 전에 마산, 창원, 진해지역의 시의원들이 모여 위와 같이 합의하였고, 발표를 했기에 위 약속은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3개 지역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절충안에 불과할 뿐, 지방선거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박완수 전임 창원시장은 창원시청을 구 마산과 진해지역으로 정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소위 빅3사업을 제시하였습니다. NC야구단을 유치하여 야구장 효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였고, 통합시 출현을 기념하는 대형 상징탑을 제시했습니다. 청사,야구장, 상징탑을 제시하여 3개지역에 분배하겠다는 것입니다. 빅3사업은 사실상 균형발전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일종의 창원시청을 현 창원지역으로 사수하고, 나머지 지역의 반발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술수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박완수 창원시장은 겉으로는 통합추진위원회의 합의사항을 존중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합의사항을 무효화시키기 위한 사전작업을 한 것입니다. 즉, 합의사항을 지키는 원칙이 실종된 것입니다.

 

마산지역은 2009년 통합할 당시 가장 통합에 우호적인 곳이었습니다. 피폐한 마산경제를 활성화하고, 청사를 마산으로 결정하여 새로운 전기를 만들기 위해 통합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통합이후에는 지속적으로 청사를 마산으로 가져오기 위해 사력을 다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청사를 목표로 하고 있을 때는 야구장에는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산시 분리도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청사 유치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산시 분리안도 발의를 한 것 입니다. 만약에 마산시가 분리되면 창원을 연고로 한 야구단도 의미가 없습니다. 즉, 마산지역도 지난해까지 야구장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마산지역을 가 보면 진해를 비난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야구장에 별 관심도 없고, 오로지 청사에만 관심을 갖던 지역이 최근에는 야구장에 애착을 보이는 모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과연 마산이 야구장 문제로 진해를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는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진해지역은 2009년 당시 통합반대가 가장 심한 곳이었습니다. 또한 통합 이후에도 지역시민단체와 야권을 중심으로 진해시 분리운동이 가장 활발하게 전개된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진해를 분리하자고 그렇게 외치던 그 시절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관변단체 중심의 진해발전추진위원회와 새누리당 시의원, 김성찬 국회의원이 현재 진해를 분리하자고 하는 코미디를 하고 있습니다. 2009년 통합을 찬성하였던 단체들이 야구장이 안되니 진해를 분리하자고 합니다. 먼저 자신들의 과오에 대한 철저한 반성도 없이 진해를 분리하자고 하는 이율배반적인 행위를 하는 것입니다.

 

전임 박완수 시장이 야구장을 진해로 유치한다고 한 후 마산에서 마산분리법안을 내 놓았을 때. 진해에도 마산과 합세하여 마산,창원,진해 분리법안을 만들자고 하였을 때도 대꾸도 하지 않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진해시를 분리하는 법안을 만든다고 하니 그 진정성에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진해지역 시의원들을 보면 더욱 한심합니다. 통합준비위원회에서 합의하고 대외적으로 공포한 원칙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청사 1순위를 진해 구 육대부지와 마산종합운동장으로 공포한 원칙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당장 마산지역 시의원들이 진해지역 시의원의 수적우세에 있다하여 청사 1순위에 대한 윈칙을 헌신짝처럼 포기한 것입니다.  그러나 청사문제가 단순히 수적우세로 결정될 사안은 아닙니다. 마산지역 시의원들만으로는 청사를 마산으로 갖고 가는 것은 불가할 것입니다. 청사 1순위를 시의회에서 결정한다고 해서 마산으로 간다는 보장은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진해지역 시의원들은 미리 청사를 포기하고 다른 방도를 찾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는 스스로 합의한 원칙을 진해지역 시의원들이 깨고 다른 꿈을 꾼 것입니다. 물론 이는 진해지역 시의원들 탓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김학송 전 국회의원과 진해지역 시의원들은 갑자기 야구장 유치를 선전하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이 육대부지에 청사를 유치한다고 국방부와 MOU를 체결했다고 자화자찬 했으면서 야구장으로 입장을 선회했고, 이 입장을 김성찬 국회의원이 받아 그대로 진행시켰습니다. 진해지역의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은 미리 청사문제를 포기하고 야구장으로 입장을 선회하여 통합준비위원회의 합의사항을 깨기 위한 작업을 진행시킨 것입니다.

 

진해지역의 시의원들은 청사는 마산때문에 어렵기에 현실적으로 야구장을 대안으로 삼았다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야구장이 현실적으로 더욱 어려운 사안이라는 것을 간과하였습니다. 프로구단이 훨씬 많은 적자가 예상되는 지역으로 야구장이 신축되는 것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었던 것입니다. 단지 창원시가 밀어붙이면 될 줄 알았지만, KBO도 창원시에 못지않은 힘을 갖고 있는 단체라는 것을 잊었던 것입니다. 결국 이 문제는 창원시의 일방적인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는 더욱 어려운 문제라는 사실을 어리석게도 알아차리지 못한 것입니다.


야구장보다는 오히려 청사에 매진하는 쪽이 오히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창원시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야구장은 마산쪽으로 가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습니다. 야구와 관계된 학교도 있고, 팬도 많으며, 접근성도 우수합니다. 야구장은 마산으로 가는 것이 정치논리를 배제하면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식을 뒤집고 진해로 정할려고 하는 것 자체가 박완수 전시장의 시청을 창원시로 정하기 위한 술책이었고, 이에 진해지역 시의원들이 통합준비위원회의 합의사항인 원칙을 깨고 편법으로 쟁취할려는 잘못된 의도였던 것입니다.


진해지역 시의원들은 야구장에 눈을 돌릴 것이 아니라 청사1순위를 시의회에서 우선 의결했어야 합니다. 통합준비위원회의 합의사항이기에 의지만 있다면 진해 육대부지 터와 마산으로 청사위치를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에 청사유치를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청사신축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많기에 1순위를 의결한다해도 신축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아마도 구 진해청사와 마산청사 중에 정해질 가능성이 많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여도 청사가 온다는 것 자체만으로 진해에 가장 큰 경제적효과가 창출될 것입니다.


통합청사 1순위를 의결하면 다음 문제는 마산이나 진해 중에 어느 곳으로 청사를 정하는 문제가 대두됩니다. 진해지역 시의원들은 수적열세로 인해 마산으로 갈 것을 두려워하여 미리 포기했지만, 실상은 마산으로 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야구장을 NC야구단과 야구팬, 그리고 KBO가 원하는 마산으로 결정한다면 야구장과 청사를 동시에 마산으로 가기에는 무리수가 따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야구장을 마산으로 밀고 청사문제를 다룬다면 진해에 결코 불리한 싸움이 아닌 것입니다.


지난해 창원시 청사를 1,2청사로 분할하는 것도 시의회에서 논의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산과 창원에 1,2청사를 두는 안이지만 양쪽지역이 서로 상징성이 강한 1청사에 대한 욕심때문에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이 사안을 제대로 활용하면 진해지역의 대안이 나올 수 있습니다. 통합준비위원회의 합의사항인 청사1순위인 진해와 마산을 우선 시의회에서 의결하고, 야구장과 2청사를 마산으로 1청사를 진해로 합의하는 현실적인 대안이 존재한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마산이나 진해가 서로 손해보는 장사가 되지 않는 것이고,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충분히 명분이 있는 것입니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찾을 수 있는 방법은 합의사항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꼼수를 써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당한 방법으로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진해지역의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은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방법을 동원하였고, 결국에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동안 수없이 야구장과 진해를 거래하지 말 것을 촉구하였지만, 이들은 듣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진해분리법안을 김성찬 국회의원이 발의하고, 관변단체 중심의 진해발전추진위원회와 시의원들이 지원하는 모양새입니다. 진해분리운동이 한창 왕성할 때는 반대했던 자들이 이제는 분리한다고 합니다. 진해의 자존심을 짓밟은 원인은 안상수 창원시장이 아니라 자신들이라는 사실을 아직도 모르고 있으니 진해의 미래가 암울 할 따름입니다. 안상수 시장을 비판하기에 앞서 먼저 자신들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먼저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더이상 위선과 술책이 아닌 정상적인 방법으로 진해의 앞날을 걱정하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