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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김학송 국회의원이 진해시의원에게 주민의사 무시할 것을 종용.


행정안전부의 통합대상지역이 선정됨에도 불구하고, 과연 행정구역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많았습니다. 지역 시의원들이 행정구역통합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많은 후폭풍을 안고 자신들이 시의회에서 처리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진해시의원들의 반응도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나서니 상황은 갑자기 급반전되기 시작했습니다. 국회의원이 시의원들을 불러놓고, 시의회에서 행정구역통합을 가결시키라는 명령이 떨어지자, 시의원들은 이전까지의 태도는 온데 간데 없고 시의회에서 가결을 추진하는 상황을 맞이합니다.

 

11월 16일 갑자기 진해시청의 브리핑룸에는 기자들이 가들 차 있었습니다. 김하용 당시 한나라당 시의원이 탈당을 선언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김하용 진해시의원은 11일까지만 해도 진해시의원들 대부분이 주민투표로 통합을 결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는데, 14-15일간 김학송 국회의원 사무실 관계자와의 개별면담이후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식물의회가 되어 버렸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행정구역 통합에 대한 문제는 주민투표로 결정되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을 탈당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참으로 충격적인 사실이 김하용 진해시의원이 발언한 것입니다. 김학송 국회의원이 시의원들에게 주민투표를 하지말고 시의회에서 가결하라는 내용이었으니 지역시민단체들은 당연히 발끈하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11월 18일이 되자 지역시민단체, 진해시공무원노조, 정영주시의원 등 200여명의 시민들이 진해시 의회 앞에서 모이게 됩니다. 이 자리에서 진해시공무원노조 배명갑 위원장이 삭발단식 농성을 선언하고, 정영주 시의원도 단식농성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진해지역 시민단체들은 행정구역 통합은 국회의원이나 그의 지시를 받는 몇몇 시의원들이 결정해야 할 몫이 아니라 주민의사를 존중하는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면서 “만약 기습적으로 의회 의결을 통한 마·창·진 통합을 추진한다면 18만 진해시민과 시민사회단체의 거센 반항은 물론 돌이킬 수 없는 심판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이날 진해시민단체들은 시의원에 대해 통합 입장을 밝힐 것을 주장하며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에게 강력하게 요구하였으며, 시의회 간담회장에서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하용, 김성일, 정영주, 엄영희, 심정태, 김헌일, 박준섭 의원은 통합에 대한 주민투표실시를 찬성했으며, 도인수, 강호건, 유원석, 주준식 의원은 유보의사를 밝히면서 주민들의 뜻에 따를 것 이라고 밝혔으며, 배학술 의원은 “통합을 찬성한다, 주민투표 없이 시의회에서 의결에 찬성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진행을 맡은 김형봉 의장은 자신의 의사를 밝히기를 거부하며 중립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였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진해시의원 13명 중에 7명이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했고, 5명의 시의원들은 유보이며, 1명만 시의회의결을 찬성한 상태였던 것입니다.

 

한편 “지방자치통합에 관한 진해시민포럼”에서 지역시도의원들을 대상으로 11월 9일부터 설문조사한 내용을 보면 시의회에서 가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시의원으로는 배학술, 주준식의원 2명뿐이었고, 김형봉 당시 시의회 의장을 제외하고는 10명의 시의원들이 반드시 주민투표를 실시하여 주민 뜻에 따르겠다고 답변하였습니다. 이외에 정판용 되의원도 주민투표에 따라야 한다고 답변을 하였습니다.

 

11월 18일에는 “지방자치통합에 관한 진해시민포럼”가 주최하는 시민대토론회를 진해시청 대강당에서 갖게 됩니다. 이날 대토론회는 시민 200여명이 참여하여 성황리에 개최되었고, 주민투표실시 촉구와 함께 김학송 국회의원의 성토장이 되어 성난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이후 23일부터 30일까지 진해지역 11개 시민단체들은 경화시장과 용원 등지에서 방송차량 4대를 동원하여 대대적인 시가전을 벌였고, 진해시의회 앞에서 행정구역통합 주민투표실시를 반대하는 배학술 진해시의원을 규탄하였습니다. 또한 진해시공무원노조에서는 진해시공무원 766명중 439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설문조사결과는 주민투표 실시가 86.8%로 압도적이었고, 시의회 의결이 11.2%로 나왔습니다.

 

이렇게 안팎으로 시의회 의결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진해전역으로 퍼지자, 진해시의회 총무사회위원회는 12월 4일 긴급 상임위원회를 갖고 행정안전부의 의견요청을 반대하는 안을 의결하였습니다. 총무사회위원회는 반대사유에 대해 "행안부가 추진해온 자율통합에 대한 지방의회의 의견을 구하는 것이 찬성인 경우는 통합으로 가는 길로 인식되고 반대인 경우 주민투표로 통한 통합추진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라고 말했고 "행정구역 통합 추진으로 인해 주민간의 지역 갈등과 분열이 발생되지 않도록 충분한 토론과 논의 전제하에 완전한 자율통합을 위해서 지역 주민이 주민투표를 통해 통합여부를 스스로 최종결정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판단해 반대의견을 제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로써 진해시의회에서 행정구역통합을 의결하는 것은 시민단체들의 반대와 지역민심의 악화로 완전하지는 않지만 진해시의회의 분과위에서 주민투표로 실시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어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고, 다시 어두운 그림자가 진해시에 드리워지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