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8. 김성찬 새누리당 후보 측의 허위사실 유포 논란.


2012년 4월 10일, 공식적인 선거운동 마감 2시간 정도를 남겨놓고, 진해시민후보로 선정된 무소속 김병로 후보를 비난하는 2만여통의 문자가 진해시민에게 발송되었습니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의 심야에 이루어진 기습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이 문자의 내용은 " (긴급뉴스) 진해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김병로 후보를 타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후보매수>의혹 혐의로 <진해경찰서>에 금일 수사의뢰하였습니다“ 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내용은 김성찬 새누리당 후보 측의 블로그와 트위터에도 공개되었습니다.

                                 


이 문자를 받아 본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김병로 후보가 마치 후보를 매수하여 경찰서에서 수사를 착수했다로 충분히 읽힐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연히 무소속 김병로 후보 측에서는 강하게 반발할 수 밖에 없는 내용이며, 정확하게 집계할 수는 없지만 김병로 후보의 득표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무려 2만여통의 문자가 발송되었다고 하니, 선거 전날밤 상당히 많은 유권자가 이 내용을 보고 투표를 했다면, 김병로 후보에게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이번 총선에서 진해의 유권자는 137,210명이고, 투표자수는 77,776명)

 

김병로 후보 측은 이 문자발송 사건을 진해선관위에 고발하였고, 진해선관위는 경남선관위와 중앙선관위의 자문을 거쳐 검찰에 고발하였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 진해 선관위 측은 진해구선관위는 김성찬 당선인측의 선거사무장 명의로 된 소명서(“김병로 후보가 자신의 측근들로 구성된 진해범시민후보단일화 추진위(시단추)를 동원해 시민후보로 추대케 하고, 다른 무소속 후보들을 사퇴시켜 지지토록 유도한 뒤 시민단일후보로 확정됐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철저하게 조사해 진실을 밝혀주기를 요청한다”)가 투표일 전날 들어와 진해경찰서에 관련자료를 단순이첩한 것이지, 수사의뢰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진해선관위의 답변은 더욱 더 논란을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의 전개과정을 보면 김성찬 당선자 측이 10일 진해선관위에 소명서를 제출함으로써 시작되었습니다. 김성찬 후보측은 지방의 모일간지기사를 자료로 제출하였고 김병로 후보측이 후보매수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진해선관위에 소명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이 소명서에는 김병로 후보가 자신의 측근들로 구성된 진해범시민후보단일화 추진위(시단추)를 동원해 시민후보로 추대케 하고, 다른 무소속 후보들을 사퇴시켜 지지토록 유도한 뒤 시민단일후보로 확정됐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철저하게 조사해 진실을 밝혀주기를 요청한다”는 내용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성찬 당선인 측이 10일 진해선관위에 자료로 제출한 신문기사에는 특별한 내용은 없고 김성찬 당시 후보측의 주장을 보도한 신문기사외는 없었다는 것이 진해선관위의 설명이었습니다. 실질적으로 모신문의 기사에는 위의 소명서의 내용과 김성찬 후보측은 시단추의 시민후보 추대에 반발하던 무소속 변영태, 김하용 후보가 지난달 28일과 31일 돌연사퇴한 뒤 지난 2일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백승원 씨와 함께 김병로 후보 지지선언을 하게 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또 선거방송토론회에서 단일화를 거부하던 민주통합당 김종길 후보가 후보단일화 압력이 있었음을 시인한 발언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새누리당 김성찬 후보 측이 김병로 후보가 후보를 내수했다고 제시한 자료에는 물증은 없었고, 신문기사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신문기사도 자신들이 후보단일화에 대한 의혹을 품는 내용을 K지방신문에게 알렸고, 김성찬 후보에게 받은 내용을 K지방신문사가 검증도 하지 않고 의혹 수준으로 기사화시킨 것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즉, 자료라기 보다는 김성찬 후보 측의 주장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내용의 소명서를 접수받은 진해선관위는 소명서 처리에 대한 회신을 김성찬 후보측에 10일 6시 30분경에 팩스로 회신문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 회신문에는 "우리 위원회에서는 4월 10일자로 접수한 귀하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소명서를 수사권이 있는 사직당국에 신속하게 수사할 수 있도록 동일자로 진해경찰서에 이첩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 소명서의 내용중에 “김병로 후보가 자신의 측근들로 구성된 진해범시민후보단일화 추진위(시단추)를 동원해 시민후보로 추대케 하고”의 내용은 이미 일부 무소속 후보들이 유사한 주장을 하였고, 실제로 진해선관위에 고발조치를 한 적이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진해선관위는 이러한 내용의 고발건에 대하여 “혐의없음”으로 결론을 내렸던 사건이었습니다.

 

진해선관위는 소명서가 접수되어 진해경찰서와 자료를 공유하고, 사건을 수사권이 있는 진해경찰서로 이첩한 것이지, 수사의뢰를 한 것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말하자면 진해선관위는 김성찬 후보 측이 접수한 소명서를 진해경찰서로 보낸 것이고, 수사권이 있는 소명서를 근거로 하여 진해경찰서가 수사여부를 판단하고 추진한다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의뢰’라는 말은 남에게 부탁하거나 요청하는 것이기에 ‘수사의뢰’라는 말은 수사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나름대로의 증거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진해선관위는 김성찬 후보측이 제시한 소명서와 신문기사의 자료로는 혐의를 입증할 수 없어 수사권이 있는 경찰서에 이 사건을 넘겨 해결해 달라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김성찬 후보 측은 진해선관위가 보낸 회신문을 바꾸어 "(긴급뉴스) 진해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김병로 후보를 타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후보매수> 의혹 혐의로 <진해경찰서>에 금일 수사 의뢰합니다"라고 문자 메시지를 선거 하루 전날 밤 늦게 2만여통을 발송하고, 자신의 트위터와 블로그 등에 올렸습니다.

 

이에 대해 김성찬 후보 측은 자원봉사자 선관위의 회신을 확인한 뒤 자의적인 판단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지지자들과 유권자들에게 처리사항을 보고한 사실일 뿐 허위사실이 아니라고 하면서 이첩이나 의뢰가 그게 그것이란 표현이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상대후보가 김성찬 후보를 매도한다도 주장하였다고 모 지방신문이 보도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문자 메시지를 자원봉사자가 발송했다는 사실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시민단체들의 입장이었습니다. 또한 김성찬 후보의 명의로 된 트위터나 블로그에도 이 내용을 올렸는데, 이 또한 자원봉사자가 했다는 것은 모든 것을 자원봉사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에 김성찬 새누리당 후보측이 허위사실이 아닌 문자를 발송했다면 블로그와 트위터에 관련내용을 삭제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고 굳이 자원봉사자에게 떠넘길 이유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 문자 내용이 무언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행동을 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희망진해사람들에서는 “진해선거관리위원회라는 공적인 기관을 사칭하여 시민들에게 신뢰감을 갖게 하였다는 점, 그리고 마치 진해선관위가 후보매수의혹 혐의를 포착하여 진해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였다는 문자메시지는 누가 보아도 죄질이 나쁜 불법행위”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10일날 소명서를 제출하면 당연히 진해선관위가 회신할 것이고, 이 회신을 이용하여 선거 마지막날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것만 보아도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진행시킨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런식으로 할 것 같으면 불출마선언을 하는 현역 국회의원도 사람들끼리 무언가 약속을 받고 불출마선언을 했다는 식의 소문을 들어 신고하고 마치 매수혐의로 불출마선언을 했다고 해도 아무 상관이 없다는 말과 다를바가 없다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자가 이렇게 근거도 없이 소명자료를 제출하고 마치 무슨 혐의를 잡아 수사하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자는 더 이상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질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였습니다.

 

이 사건을 보면 새누리당 김성찬 후보 측이 허위문자를 발송하여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비판은 당연한 것이지만, 진해선관위의 행동도 매우 부적절했다는 지적입니다. 진해선관위가 선거전날 10일에 새누리당 김성찬 후보 측의 민원을 받고, 무엇이 그리 급해 10일 저녁 6시 30분에 진해경찰서에 이첩했다는 회신을 보냈느냐는 것입니다. 무언가 다분히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 같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무언가 진해선관위의 개운치 않은 행동과 야권후보단일화에 위기감을 느낀 새누리당 김성찬 후보 측의 허위문자 발송사건은 진해시민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한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고, 상황에 따라 재선거를 치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검찰의 수사결과는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