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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진해시민후보 단일화 추진위원회 결성


2012년 총선이 다가오자 진해에서는 이번에는 반드시 통합의 주역인 한나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통합에 대한 역풍이 심하여 진해시되찾기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한나라당의 심판을 하기에 절호의 기회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인사들이 국회의원 출마의사를 비치다보니 자칫 잘못하면 후보의 난립으로 한나라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습니다. 이런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 한나라당 후보와 1:1 구도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어 진해시민후보단일화 추진위원회 준비위원회가 11월 13일 진해구민회관에서 결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진해시민후보단일화 추진위원회 준비위원회는 첫 시작부터 매끄럽지 못한 과정을 거치게 되었습니다. 진해시되찾기운동 시민연대의 주축인 희망진해사람들, 진해여성의전화, 진해여성회가 합류되지 못하였고, 통합진보당이 합류하지 않다보니 반쪽자리 단일화 추진기구의 한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참여를 거부하게 된 동기는 진해시민후보단일화 추진위 구성이 충분한 의견수렴없이 민주당 인사들 중심으로 결성되고 있다는 것이 결정적인 배경이었습니다. 실제로 민주당의 예비후보로 출마의사를 밝힌 인사가 4명이나 되었으며, 이들 4명의 대리인과 시의원, 민주당 대표 1명이 운영위에 참여하면 무려 6명이 추진위 운영위원이 되며, 집행위원장도 민주당 후보 출마설이 있었던 만큼 민주당 인사들이 너무 많이 후보단일화 추진위원회의 운영위원이 된다고 통합진보당에서는 이의를 제기하였습니다. 통합진보당에서는 민주당과 운영위원 비율을 동수로 맞춰 줄 것을 요구하였고, 진해시되찾기시민연대도 통합진보당의 요구를 수용하여 함께 추진위를 구성해 줄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하지만 추진위에서는 정당간의 운영위원 비율을 맞추기 보다는 출마자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전제하에서 구성해야 한다는 의사를 추진한다는 입장의 변화가 없어 통합진보당과 진해시되찾기시민연대의 합류를 이끌어내지 못하였습니다. 결국 진해시민후보단일화 추진위는 야권의 전체의 합류를 차후로 미루고, 이미 동의한 정당과 인사들을 중심으로 진해시민후보 단일화 추진위원회를 11월 29일 정식으로 발족하였습니다. 공동추진위원장으로는 이춘모 진해시민포럼 집행위원장과 김헌일 시의원이 선임되었고, 민주당 측 출마예상자 4명(김하용, 김종률, 김종길, 심용혁)과 김병로 측, 그리고 무소속 출마예상자인 임재범 후보가 참여하였습니다.

 

한편 진해시되찾기시민연대는 진해시민후보단일화추진위와는 별개로 지속적으로 거리에 나가 서명운동을 진행하였고, 급기야는 12월 14일 촛불집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진해지역 현안의 문제를 놓고 촛불집회를 진행한 것은 첫 사례였으며, 이 날 집회는 시민들과 야권 국회의원 출마예상자, 시민단체 들이 참여하여 진해시를 되찾자는 구호아래 야간 집회를 육대 삼거리에서 진행하였습니다. 2012년이 되자 진해시되찾기 시민연대는 1월 9일에 “2012년은 강조통합세력을 심판하고 진해시민의 염원인 진해시를 되찾겠다”라고 밝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진해시민의 바램과 고통을 외면하고 온갖 꼼수가 판치는 통합창원시와 지역 국회의원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원칙도 없는 통합법을 국회의원이 만들었듯이 진헤시를 되찾기 위한 분리법도 국회의원이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2012년은 진해시 분리의 초석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한나라당에 경고했습니다. 즉, 진해시를 되찾을 수 있는 후보의 당선을 이끌어내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2012년 1월 9일에는 김하용 창원시의원이 시의원직을 사퇴하고,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김하용 시의원은 “시의원으로서는 진해시를 되찾는 데 한계가 있음을 느껴 고심한 끝에 시의원직을 사임하고 국회의원에 출마하기로 결심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이로써 민주통합당의 예비후보가 4명(김하용, 김종률, 김종길, 심용혁)이 등록하였고, 김병로 전진해시장의 행보가 유동적이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병로 전시장은 출마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한편 민주당의 예비후보 4명은 서로 합의하여 단일화 안을 도출하기로 하였고, 중앙당에서도 긍정적으로 반응하였습니다.

 

2월 1일이 되자 그동안 출마여부에 대한 불분명한 입장을 보인 김병로 전 시장이 국회의원 출마를 공식화하였습니다. 김병로 전시장은 민주통합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였고, 진해시를 되찾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김병로 전 시장의 출마선언으로 야권후보 등록자가 무려 9명이나 되었고, 이는 앞으로의 단일화 과정의 험로를 예고하였습니다. 한편 김병로 전 시장은 1월 30일 모 행사에서 김학송 국회의원이 악수를 청하자 이를 뿌리치고 진해를 팔아먹능 X이라 하여 김학송 국회의원 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하였으며, 2009년 통합반대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에 통합반대세력의 80%가 자신의 지지자들이라 하여 진해시되찾기 시민연대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3일에는 경남도민일보와 100인닷컴의 주재로 진해지역 야권 및 무소속 후보의 합동인터뷰가 진행되었습니다. 민주담 후보 4명과 무소속 일부 후보들이 참여하여 열띤 토론회를 진행하였지만, 불상사도 발생하였습니다. 임재범 예비후보가 다른 후보에게 질문을 계속하자 정우서 의원의 반발이 있었고, 그런가운데 임재범 후보가 화를 내어 다소 볼썽사나운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해지역의 야권 후보들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합동으로 토론회를 한 점은 나름대로 의미있는 행사였다는 것은 분명하였습니다.

 

한편 통합진보당에서는 진해지역을 여성공천 전략지역으로 선정하고, 김희경 전 경남도민주도정협의회위원이 공천을 받았습니다. 통합진보당에서는 여성전략공천의 명분을 대외적으로 홍보하였지만, 일각에서는 창원을 지역구와 같이 국회의원 배출가능성이 높은 곳에 여성을 공천하면 진정성을 믿겠지만, 사실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지역의 여성공천은 구색맞추기 같다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어찌됐든 진해지역에서 야권의 두 정당들의 후보가 모두 나왔고, 이로써 야권전체의 예비후보만 10명이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야권 후보들의 홍수가 일어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진해시민후보단일화 추진위원회의 역할은 벌써부터 한계에 드러나기 시작하였습니다. 후보단일화를 위한 온라인 주민청원 운동 등의 다양한 활동을 시도했지만, 야권후보들의 홍수속에서 이들을 제대로 조율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존재하였습니다. 벌써부터 일부 무소속 후보가 민주당 중심의 추진위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었고, 통합진보당과 무소속 일부 후보는 단일화에 참여도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민주통합당의 중앙당에서는 진해지역 민주당 후보들간의 단일화 합의안에는 의미를 두지 않고, 중앙당에서 직접 공천한다는 입장이다보니 진해시민후보단일화 추진위원회의 입지를 더욱 줄어들게 만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지역단일화 추진위원회는 중앙당의 결정 후에는 움직일 수 있고, 그 기간도 매우 짧은 일정에 쫓기게 될 것이 분명해 보였으며, 정당공천 등으로 인한 예비후보들의 선거자금을 많이 소모하게 되면 단일화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는 어두운 미래가 보이기 시작하였고 이는 현실화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