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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진해시되찾기 운동 시작되다.


통합창원시가 출범한지 1년가까이 지났지만, 통합시청사의 위치를 놓고 논란이 지속되었습니다. 창원시는 청사를 신축하는 것보다는 현청사의 리모델링을 선호하였고, 지역민심도 청사의 신축은 예산낭비로 보는 견해가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시민단체들은 6월 1일에 ‘통합청사해법과 대안찾기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이 날 토론회에서도 청사를 신축하는 것보다는 리모델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다만 리모델링하는 청사는 창원시와 다른 의견이었습니다. 창원시는 현재 청사로 사용하고 있는 리모델링을 내심 바라는 방향이었지만, 토론회에서는 통합준비위원회가 진해 구육대부지와 마산종합운동장을 1순위로 선정했기 때문에 구,진해청사나 구, 마산청사의 리모델링으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기존 구, 창원시청사의 리모델링안만 거론되던 상황에서 구,진해청사와 구, 마산청사로 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와 청사문제의 새로운 대안이 도출된 것입니다.

 

통합창원시 청사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박완수 창원시장은 “창원시가 재정권 등 실질적 부문에서 광역단체가 있기 때문에 많은 취약 요소를 안고 있다. 광역시 방안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본다"고 하여 광역시에 대한 언급을 하였습니다. 광역시는 진해지역 시민단체의 일부 구성원도 주장해온 터라 새로운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하였습니다.

 

통합한지 1년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서민들은 더욱 어려워졌다는 여론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2010년 7월 통합 이후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 동월대비 증가율)이 매달 전국 평균보다 0.4~0.5% 웃돌았는 데, 이는 통합 이후 기대심리 영향으로 집값이 상승하여 자연스레 개인서비스업종 가격 상승에 전파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서민들의 한숨을 더욱 가중시켰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박완수 창원시장은 통합창원시 1년을 무난한 연착륙을 하였다고 하였으며, 시민들도 자부심을 느끼고, 발전가능성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통합 1주년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하였습니다.

 

그러자 희망진해사람들을 비롯한 진해지역 시민단체들은 “통합 1주년은 진해주민의 혹독한 고통”이라고 하면서 1주년을 평가하는 기자회견을 7월 4일에 가졌습니다. 이들은 "한마디로 통합 1주년은 실업과 자영업의 몰락, 부동산.물가급등으로 인해 진해의 서민들에게 희망은 고사하고 절망만 안긴 한 해였다"고 밝혔습니다. 그 예로 "진해지역의 인구는 증가했다고 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은 일반인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36.8%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5월에 전국 1위를 했고 공공요금도 구창원시 수준에 맞추다보니 상위권의 인상률을 기록했으며 개인서비스업도 부동산 상승 등으로 말미암아 인상되다보니 물가상승률 또한 상위권을 차지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원인이 통합이었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지적은 언론에서 시민들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드러난 사실이었습니다.

 

7월 18일에는 진해지역 시민단체와 야권 시의원들과 한나라당 이성섭 시의원이 참여하여 통합 1년을 평가하고, 통합청사에 관한 토론을 하였습니다. 시민단체와 시의원들은 통합청사 소재지는 신축을 하든 리모델링을 하든 통합준비위원회의 합의사항인 진해와 마산 중 1곳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방법론에는 다소 이견을 보였습니다. 시민단체에서는 우선적으로 마산의 시의원들과 진해의 시의원들이 통합준비위원회의 합의사항인 진해와 마산으로 청사위치를 시의외에서 확정하고, 차후 마산과 협상하여 두 곳중 한곳을 정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시의원들은 마산시의원들과 연대를 하면 자칫 마산시의원들의 들러리로 된다며 거부감을 드러내었습니다.

 

8월 10일에 마산과 진해지역의 시민단체들은 공동기자회견을 가져 “새 야구장 건립지 용역은 8~9월 단 2개월 만에 끝나는데, 시청사 위치 선정 용역은 왜 20개월이나 걸리느냐"며 "정략적 의도를 배제하고 통합준비위 합의 내용에 맞춰 올 연말까지 청사 위치를 정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한 현 창원시청사만 포함된 리모델링 용역 범위를 옛 마산시와 진해시청사로 변경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박완수 창원시장은 25일 브리핑을 통해 "청사소재지는 지난해 통합준비위원회에서 정한 1순위(마산종합운동장, 옛 육대부지)와 2순위(39사단부지)가 대상으로 시의회에서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습니다. 그리고 창원시 '빅3'사업(청사, 야구장, 상징탑)의 위치에 대해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빅3를 구 창원·마산·진해 3지역에 나누어 배치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었습니다. 이러한 발언이 나오자 진해지역에서는 청사는 창원, 야구장은 마산, 상징탑은 진해로 결정할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즉, 가장 중요한 것은 창원에 그대로 두고, 검증도 되지않은 상징탑을 진해로 배분할려는 것으로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이렇듯 주변상황은 진해지역에게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었으며, 상권붕괴 및 집값 및 물가상승 등의 이유로 진해민심은 더욱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진해지역에서는 더 이상 통합창원시에서 진해의 미래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판단하에 진해시되찾기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여론이 점점 강하게 제기되었습니다. 마침내 10월 11일에 창원시청에서 진해지역시민단체들과 시의원, 각계인사들이 뭉쳐 “강제통합무효, 진해시되찾기시민연대”를 결성하여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들은 '창원시 진해구'가 아닌 '경남 진해시'를 되찾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며, 진해시민의 뜻을 모아 강제통합을 무효시키고 진해시를 되찾아 진해의 주권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진해시되찾기 시민연대의 출범은 지역언론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진해시되찾기는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었고, 지금까지 청사위치 논쟁에 국한되었던 가운데 진해지역을 창원시에서 분리시키겠다는 주장이 마산, 창원, 진해지역 중에 최초로 제기된 상황에서 창원시와 마산, 창원의 시민단체들에게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결국 진해시되찾기 시민연대의 활동은 향후 마산분리, 창원분리의 주장을 낳게 하였으며, 총선을 앞둔 지역정가에도 크게 영향을 미쳐 한나라당을 제외한 야권에서는 공약으로 진해시되찾기를 핵심으로 선정하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