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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공공요금은 창원시, 교육은 진해시

 

통합하면 진해지역에게 가장 이득이 될 수 있는 것은 교육과 관련된 사안이 될 거라고 일부 언론에서 보도되곤 하였습니다. 이러한 말이 나돌게 된 이유는 진해지역의 상당수 학생들이 창원이나 마산으로 고등학교를 진학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위장전입을 하는 경우도 있었고, 부모들이 고교 3년간 등하교를 시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러다보니 아무래도 진해지역에 소재한 고등학교의 학력수준이 창원이나 마산에 비해 낮은 수준인 것입니다. 이 당시 창원과 마산은 학군별로 연합고사를 치루었고, 진해지역은 비적용지역이다보니 개별적으로 고입전형을 치루었습니다. 진해지역의 상위권 학생들은 인근 창원이나 마산으로 나가고, 창원이나 마산에서 연합고사 시험에서 미달하는 학생들이 진해지역으로 진학한 것입니다. 이렇다보니 지역주민의 입장에서는 통합이 되면 진해지역도 인근 창원지역과 학군이 통합되어 진해지역의 학력이 향상되리라 기대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통합이 되자 이러한 기대는 반영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통합당시 교육청은 구체적인 검토를 전혀 하지 않았고, 통합창원시 출범 후에도 교육청과 창원시는 아무런 검토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자 희망진해사람들을 비롯하여 진해지역 7개단체는 망진해사람들을 비롯한 7개 진해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진해구민 107명은 12월 7일 경남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산과 창원, 진해가 통합됐는 데 진정한 통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교육제도나 시스템 통합이 이뤄지기 위해 학군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무늬만 창원시가 아닌 실질적인 창원시가 되도록 교육제도도 통합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박완수 시장이 학군조정에 대한 검토를 지시헸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도교육청과 진해지역시민단체와의 만남에서도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로 끝이 났습니다. 도교육청은 진해지역의 용원고는 거리가 너무 멀어 실질적으로 어렵고, 나머지 고등학교도 창원에 비해 학력수준이 낮고, 창원주민들이 진해로 고등학교를 진학하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이 있기에 어렵다는 답변이었습니다. 시민단체에서는 용원고는 거리상 문제가 있기에 교통망이 개선된 후 검토를 한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진해지역고교는 창원지역과 동일학군을 편성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진해지역 시민단체의 입장은 현행 마산학군, 창원학군의 3개의 학군을 3개의 학군으로 편성하고, 창원 성산구와 진해구를 동일학군으로 배치해 줄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러자 경남교육청은 시민단체에서 성산구 주민들을 설득해서 오면 검토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성산구 주민들의 반발을 무릎쓰고 할 수 없다는 대답을 해서 다소 격한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즉, 구, 창원지역의 주민이 진해구와 학군을 통합하기를 싫어하니 할 수 없다는 답이었던 것입니다.

 

진해지역의 학군문제는 창원시의회에서도 12월 22일 정우서 의원이 5분발언을 통해 다시한 번 제기하였습니다. 그러자 진해주민들의 여론악화를 우려한 나머지 창원시에서는 대응책을 마련하였으며, 그 대응책은 학군 문제는 단순조정대상이 아니라고 하면서 진해지역교육여건 향상에 많이 투자하겠다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그래서 창원시는 2011년도 교육경비지원금(249억 원)을 2010년도보다 37% 많이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단지 학교시설의 환경을 보다 좋게 하는 것에 불과할 뿐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진해지역은 무늬만 창원시이고, 실질적으로 구, 진해시와 다름없다는 불만이 쌓인 상태에서 창원시가 공공요금 인상안을 내놓고 의회에서 통과 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12월 22일 창원시 의회는 상수도요금은 1㎥당 590원으로 단일화시켰고, 쓰레기봉투값은 5ℓ 120원, 10ℓ 240원으로 통일시켜 구 창원시 수준으로 맞추었던 것입니다. 창원시는 "누적적자에다 서민 가계지출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오랜 기간 동안 동결하였기에 공공요금의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옛 진해시(현 진해구) 주민들은 이전보다 상수도요금 1.2%, 하수도요금 41.1%, 쓰레기봉투값 27%를 더 부담해야 되는 것입니다.

 

그러자 교교학군 문제로 불만이 많았던 희망진해사람들을 비롯한 진해지역 시민단체들은 격렬히 반발하였습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과연 창원시민으로 살아야 하는지 의구심마저 들고 있다"며 "옛 진해시에서는 나름대로 적자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의 가계경제 안정을 위해 공공요금의 인상을 억제했는데 통합이 되자마자 옛 창원시의 기준으로 인상하는 것은 진해구민의 삶은 아랑곳하지 않는 현 집행부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교육통합은 구 창원시민의 반발이 무서워 못하고 공공요금은 진해지역 주민이 대수롭지 않아 올린다는 반증인 것"이라며 "공공요금을 구 창원시의 수준으로 인상하여 통일시키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통합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공공요금 인상안을 재고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렇게 통합한지 6개월도 되지 않았지만 진해지역 주민들이 바랬던 학군통합은 물거품이 되었고, 생활수준도 다른 상황에서 공공요금은 구 창원시 수준으로 인상된 것입니다. 즉, 창원시의 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주민의 의사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구, 창원시 수준으로 진해 주민들은 맞추어야 했으며, 학군통합은 창원주민의 반대를 의식하여 창원시와 도교육청은 진해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는 잘못된 통합으로 인한 진해주민들이 받아야 할 차별의 서곡에 불과하였습니다.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마산과 창원에 비해 2-3배 적은 소도시이기에 이러한 차별은 계속적으로 진행되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