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원의 업무에 대하여

최근에 저는 위생원이 뭔지 많은 공부를 하였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몰지각한 조사관이 위생원이 조리보조를 했다는 이유로 무슨 원한이 있는지 저를 1000여만원의 부당청구범으로 몰아가고 업무정지 30일을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위생원에 대해 복지부도 시설장의 재량이라고 오래전부터 말해왔기에 그리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고, 저희 시설의 업무분장에도 세탁, 청소 및 조리보조 및 급식시설 위생관리로 되어있다보니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위의 업무분장도 제가 창조해서 한 것이 아니라 다른 곳의 업무분장을 참조하여 만든 것이었습니다. 위생원이 조리보조하고, 조리실 위생관리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겼는데, 이것이 조리원과 겸임에 해당되고, 위생원 역할을 사실상 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는 건강보험공단 조사관의 말이 맞는지 검증해야 했기에 위생원에 대한 공부를 10일정도는 한 것 같습니다. 

 

위생원이 뭔지 알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보았습니다. 대부분 위생원 모집공고가 보였고, 그 공고를 열어보았더니, 기능직공무원인 위생원 모집공고가 많았으며, 업무내용 중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조리보조, 취사업무 등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은 기능직공무원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시설들도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렇게 공적인 기관들이 위생원이 업무영역을 조리보조업무로 하는 데에는 분명한 근거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공무원 법령들을 살펴보기 시작하였습니다. 국가공무원법 5조를 보니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왔습니다.

 

 

기능직공무원 위생원 모집공고를 보니 직렬이라는 용어가 보이더군요. 그리고 직렬란에 위생원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직렬은 "직무의 종류가 유사하고 그 책임과 곤란성의 정도가 서로다른 직급의 군을 말한다"로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 직렬에 대해서 알아보았고, 그 직렬에 대해서는 공무원임용령 3조의 별표에 나왔습니다. 

 

 

위의 별표에 나와 있는 위생원에 대해 설명하면 기술직군 위생직렬 사역직류, 또는 위생직류이고, 조리원은 기술직군 조리직렬 조리직류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위생과 조리가 분명히 직렬이 틀리고 직렬이 틀리다는 것은 직무의 종류가 유사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제 위생원의 업무를 법령에서는 어떻게 정의하는 지 알기 위하여 법령을 살펴보았지만 업무내용을 기술한 법령은 없었습니다. 단지 알수 있는 것은 공무원 시험정보사이트에서 확인한 위생원이 하는 일이었습니다.

 

참고로 10급기능직은 지난해 연말에 폐지되어 9급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위의 내용을 보면 기능직공무원의 위생원은 사역과 위생으로 분류됩니다. 위의 내용을 참조하여 우리 시설에 적용할 내용은 청소와 조리업무와 관련된 사항일 것입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저희시설의 업무분장은 위의 내용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조리직렬의 조리원은 무엇을 할 까요. 조리직렬 조리원의 모집공고를 보니 조리원이라 하지 않고 조리실무원이라 칭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업무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위생원과 조리원의 차이는 위생원은 조리업무와 관련된 사항, 조리보조이지만, 조리원은 조리업무라고 규정하는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차이를 공무원 직렬표에 각각 분리되어 있다는 것은 유사한 업무가 아니라고 공무원임용령에서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2008년 기능직공무원 노동조합의 정책개정의견서를 보니 위생원과 조리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위의 내용을 보면 조리사는 음식을 만든 사람이고 위생원은 조리보조 및 위생관리업무를 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 당시 기능직공무원 노동조합은 조리직렬을 신설해 줄 것을 요구하는 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부분의 위생원이 조리사인데, 위생원의 직렬로 편성되다보니 조리업무가 편성되지 못해 비효율적이고 전문성이 저하되며 비정규직위생원과 구별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위생원이다보니 음식을 조리하는 업무를 직접적으로 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2011면 11월경에 조리직렬이 신설되어 기능직공무원인 조리실무원은 조리업무를 직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상과 같은 내용을 종합해보면 조리원은 음식을 영양가 있고, 맛있게 조리하는 직책이 될 것이고, 위생원은 조리과정이 위생적으로 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직책으로 볼 수 있으며, 이 두 직종은 유사한 직종이 아닌 다른 직종이라는 것을 공무원임용령에서는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국가기관에서는 엄연히 다른 직종으로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공무원 임용령은 기본적으로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법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관계법령을 무시하고 법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다른 관계법령과 충돌이 생기면 공무원직렬을 위의 형태로 규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무원직렬표는 다른 관계법령과 충돌이 없다는 것이기에 적법한 것입니다. 따라서 적법한 공무원 직렬표에 따른 저희 시설의 업무분장도 적법한 것입니다.

노인복지법이나 규정 등에 나오지 않으면 관계법령을 준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공무원직렬에 의한 업무분장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건강보험 조사관은 이것을 겸임이니, 위생원 역할이 아니라고 하면서 문제를 삼고 있습니다.  이들의 논리대로라면 공무원직렬표는 불법이고, 국가기관이 공무원의 겸임을 시키는 불법을 자행했으며, 이를 따른 모든 사회복지기관이나 민간기관들도 모두 불법이라는 논리입니다. 건강보험공단의 조사관이 무식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실적을 채우기 위해 법을 무시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지 의아스러울 뿐입니다.

오늘 저는 진해종합복지관에서 김종대 디펜스 편집장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 강의 중에 관료주의의 폐단이 새월호 사건의 피해를 키웠다고 하였습니다. 관료주의의 폐단은 과시할려고 하고, 실적을 낼려고 하며 , 시민을 함께 하는 대상이 아닌 통제의 대상으로 삼는다고 하였습니다. 그 강의를 듣고 나니 건강보험공단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건강보험공단 조사관의 과시와 실적, 그리고 통제할려는 모습이 건강보험공단의 현주소라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