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 진해 시운학부를 아시나요,

 

2008년 12월의 일입니다. 희망진해사람들이 정식출범 전단계인 준비위원회 모임에서 진해 시운학부 문제가 이종면씨의 제안하에 안건으로 올라왔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저도 시운학부가 무엇인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약 5년동안 진해에 살았지만 이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시운학부는 해군 시설운전학부의 줄임말로 일종의 해군 운전학원 유형이 들어선 곳입니다. 당시 김병로 전임시장 재직시설 진해시는 경화동 1007-6번지 일대 7만여평의 진해항 공유수면을 시공사 태영 등을 통해 매립합니다. 그리고 이 땅을 해군에 제공하고, 시운학부 터를 해군으로부터 제공받는 것입니다. 아마도 진해시가 당시 재정적인 상황에서 시운학 부터를 효과적으로 얻기 위한 나름대로의 고육지책이었을 것입니다.

 

진해항 매립공사는 2005년 12월에 완공되었고, 해군은 7만여평의 부지를 얻게 되었으며, (주)태영은 진해항을 매립하는 공사와 속천과 이동간의 4차선도로 개통, 진해루를 미롯한 해변공원(2만 2천평)을 진해시에 제공하였습니다. 그 댓가로 (주)태영은 시운학부 부지 5만 8천평중 3만 5천여평(약60%)를 가져가기로 한 것입니다.

 

즉, 진해시는 진해항 매립을 통하여 그 댓가로 해변공원,진해루, 4차선도로 외에 시운학부부지에 공공시설용지와 상업용지로 2만 3천여평의 땅을 확보한 것입니다. 그런데 김병로 시장의 뒤를 이어 당시 한나라당 소속인 이재복 시장이 당선되었습니다. 이 때부터 전임 김병로 시장의 치적인 시운학부 문제는 새롭게 조명되어 논란이 시작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재복 시장은 전임 김병로 시장의 시운학부에 대한 사항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하였습니다. 전임 김병로 시장이 ㈜태영에 특혜를 주었고, 그 결과 300억의 손실을 입혔다는 것입니다. 이재복 시장은 시운학부 부지를 매각하면 1500억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전임 김병로 시장이 대물변제를 통해 300억원을 손해보게 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논리로 이재복 시장은 시운학부 되찾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진해 전역에서 시운학부 찾기 서명운동을 하였고, 당시 진해인구가 15만 수준이었는 데, 10만이상의 시민에게 서명을 받았다고 전해집니다. 10만이상의 서명을 받았다는 것은 유권자의 수와 비슷한 규모인데, 이 서명이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아마도 통반장이 동원되어 집집마다 서명을 받는 과정에서 어린이까지 받았을 것이고, 유령 인물들이나 중복되는 사례가 많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외에도 시운학부 찾기 삼보일배도 진행했으니 얼마나 시운학부를 찾기 위한 여론작업이 얼마나 강하게 진행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미 대물변제로 시운학부의 소유권을 획득한 ㈜태영 콘소시엄은 크게 답답한 것이 없었습니다. 태영은 진해시가 내부절차를 이행하지 않자 2006년 9월에 공사비를 정산하여 변제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이 싸움은 끝내 양측의 협상이 결렬되어 법적싸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싸움은 2년간의 법정싸움 끝에 2007년 11월 창원지방법원의 화해권고가 있었고, 양 소송당사자는 이를 수용하였다. 그 조건을 보면 진해시는 기존 합의의 대물변제 대신 이재복 시장이 주장한 현금변제 방식으로 변제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진해시는 2002년 시행협약서, 2006년 정산합의서를 인정하였으며, 공사비 767억원, 이자 64억 3천만원, 위약금 76억 7천만원 등을 지급아였습니다. 총 907억원을 태영에게 지급한 것입니다. 그리고 위약금까지 태영에게 지급했으니, 사실상 패소와 다름없는 화해권고 수용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것입니다.

 

그럼 전임 김병로 시장이 태영과 맺은 대물변제 방식을 현금변제 형식으로 전환하면 어느정도의 금액이 될 수 있을까요? 태영의 공사비 767억원에 시운학부 2만 2천평(193억), 용원동부도서관 규모 공공시설물(50억)을 합치면 전임 김병로 시장은 시운학부를 1010억원정도로 계산이 되는데, 여기에 추가비용의 발생까지 합하면 1100억원 정도로 추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계산대로 하면 이재복 시장은 현금변제로 하면 300억원은 더 진해시가 가져올 수 있다고 하였으니 최소한 1400억원으로 공매를 진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진해시의 계산은 정반대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태영에게 907억원을 지급하기 위해 2007년도 시잉여금 408억원과 농협중앙회로부터 500억원을 차입하였습니다. 이렇게 함으로 시운학부 부지를 진해시가 차지하였고, 시운학부 매각절차에 들어갔습니다. 2008년 7월에 시운학부 매각에 대한 공개설명회를 가졌고, 당시 참여한 업체는 36개 업체였지만,제안공모에 응한 업체는 단 2개의 업체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큐-시티가 개발사업자로 선정되었지만, 1,2,3차 매매계약이 파국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로인해 진해시는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2008년 12월 희망진해사람들(준비위)가 발표한 기자회견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진해시가 태영에게 지급한 907억원외에 막대한 부대비용이 지출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운학부 외곽 경비비용(1300만원), 시운학부 재감정비용(1억3천만원), 설계서재검토용역비(6천만원),시운학부권리찾기 범추위지원금(1억3천만원), 소송착수금 및 승소(3억원), 농협차입금이자 5.82%(26억6800만원),진해시금고 408억원 5%이자(18억 7천만원)으로 총 51억 7100만원이 소요된 것입니다. 따라서 시운학부를 2008년 12월까지 찾는 비용으로 958억 7100만원이 소요되었습니다. 여기에 시운학부 2천평(193억) 용원의 공공시설물 50억을 합하면 1201억 7100만원이 소요된 것입니다. 따라서 이재복 시장이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는 시운학부 부지를 1500억원 이상에 매각해야 하는 데, 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1500억원은 고사하고 헐값에 매매해야 할 위기에 봉착한 것입니다. 또한 매매가 지연될수록 경비비용과 은행권이자는 계속 지급되어야 하기에 시재정은 갈수록 악화되는 것입니다.

 

결국 시운학부 문제는 진해시에서 800억원을 지방채로 전환하여 다소 이자 부담은 줄었지만, 2009년에도 2010년, 2011년까지 관비비와 이자만 계속 지급되어 세금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되었으며, 2012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시운학부에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기에 이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