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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소식

통합창원시 분리 가능할까

산다는것 2014. 11. 17. 23:20

통합창원시 분리 가능할까?
-창원시는 야구장을 왜 진해로 결정했나?-

통합창원시가 파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창원시의회현안특위(9인회의)에서 마산분리안을 합의하고 오는 23일 임시회 마지막날에 통과가 유력시되고 있다. 창원시의회는 지난 2011년 말에도 3개시분리촉구안을 가결한 바 있고, 이번에 통과되면 두 번째이다. 2011년에는 3개시분리촉구안과 창원시청사조기결정안이 동시에 추진되어 모순된 결과라 하여 많은 비난을 자초하였고,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 결의안은 마산과 창원의 싸움에 정점을 이루는 것으로 사실상 결별선언에 가까운 상황이다.

 


2009년 3개시 통합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한 곳은 마산이다. 마산은 갈수록 쇠퇴하고 있었으며, 부채도 많은 상황이라 통합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다. 그리고 이 문제를 가장 빠르게 해결하는 방법은 통합시청사를 마산에 유치하는 것으로 본 것이다. 그렇기에 통합준비위원회에서 실익이 없는 명칭은 창원시로 하는데 동의하였고, 청사소재지 1순위는 진해를 끌어들여 마산종합운동장과 진해구육대부지로 결정한 것이다. 사실상 마산은 청사는 당연히 자신의 지역으로 생각하였고, 진해로 청사가 간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진해에 적당한 것 하나 배분한다면 될 것으로 본 것이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통합이후 빅3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하였다. 청사, 야구장, 상징탑을 제시하고 각각의 지역에 골고루 배분한다는 청사진이었다. 그러나 상징탑은 그리 시민들에 호응을 얻지 못하였고, 남은 것은 야구장 뿐이었다. 야구장을 청사 이외의 지역에 배분하여 민심을 달래려고 하였지만, 야구장은 진해지역 국회의원과 시의원들만 원했을 뿐이었다.


창원시는 야구장의 경제효과를 부풀려 홍보하였지만, 이미 롯데의 일부경기를 치루었던 마산에서는 야구장이 크게 경제적효과를 낼 것으로 보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야구장과 지역 상권활성화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즉, 야구에 대해 알고 있는 마산은 야구장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애초부터 청사를 마산이나 진해로 옮길 생각이 없었다. 자신의 거점이 창원이고 창원의 주민들에게 표를 잃을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렇기에 현 청사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포석을 두어야 했을 것이다. 만약 야구장을 마산으로 결정한다고 해도 마산에서는 만족하지 않고 오히려 마산과 진해가 연합하여 의회에서 청사소재지를 창원이 아닌 타지역으로 결정할 우려가 높을 것이다. 이렇게 모험을 하기 보다는 진해의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이 원하는 야구장을 진해로 결정하여 진해의 시의원들을 창원에 우호적으로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많다. 그렇기에 야구계에서 엄청난 비판을 받으면서도 야구장을 진해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자 마산은 이제 고립이 된 상태이고 시의회에서 마산이 청사소재지로 결정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마산을 창원시에서 분리하겠다고 주장하였고, 더 이상의 절충이 어렵게 되자 창원시의회에서 통과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럼 여기서 진해지역 시의원들은 어디에서 무얼하고 있었을까? 연일 언론에서는 마산과 창원의 대립만 있었을 뿐 진해는 보이지도 않았다. 무기력한 진해지역의 시의원들 모습 때문이었다. 물론 마산을 창원시에서 분리한다고 결의를 한다고 하여도 국회에서 법이 개정되어야 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여 마산지역 시의원들이 하자는 대로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통합창원시가 분리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닐 수 있다.


우선 창원시의회에서 분리안이 가결되면 도의회에서도 가결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어차피 통합창원시가 분란이 계속되면 그 대안으로 광역시로 전환하겠다고 할 것은 자명하고, 이미 박완수 창원시장도 수차례 밝혀왔다. 창원시가 광역시로 가는 것은 경남도의 입장에서는 사실상 경남도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그렇기에 경남도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3개시로 분할하는 편이 나을 수 있는 것이다. 국회는 어떨까? 이미 지난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권영길 후보는 3개시 분리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민주당도 신계륜 특보를 통해 사실상 수용하는 입장을 보였다. 문제는 새누리당이지만 새누리당도 이명박 정부의 색채를 없애는 데 주력하기 때문에 예전과는 다른 상황이다. 또한 새누리당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주영 국회의원도 분리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마산지역 다선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분리에 동참한다면 법을 개정해서 창원시를 분리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약 마산이 창원시에서 분리하는 법안이 통과된다면 진해는 어떻게 될까? 진해지역 시의원들이 자랑하는 야구장은 어떻게 될까?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연고는 창원인데 당분간 마산구장에서 경기를 하게 되어 묘한 상황이 연출될 것이며, 진해에 신축야구장이 건립된다고 해서 과연 NC야구단이 진해로 홈구장을 삼을지도 의문이다. 마산, 창원, 진해 중에 야구팬들이 가장 많은 지역이 마산인 데, 불투명한 진해구장으로 오는 것은 모험이기 때문이다. 만약 마산이 분리되면 NC구단 입장에서는 마산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든지, 아니면 연고지 이전이라는 카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 통합창원시가 해체됐기에 NC구단에게는 이러한 카드를 쓰기에 충분한 명분과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마산이 창원시에서 분리되면 진해의 야구장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 된다. 그리고 진해는 실익도 없는 것에 목을 맨 꼴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진해지역시의원들이 야구장에 목을 맨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사였다고 볼 수 있다. 차라리 청사문제에 올인했다면 결과가 어찌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 우선 청사소재지 1순위를 마산과 진해로 결정하고, 야구장을 마산으로 정한 후 청사소재지를 표결로 한다면 창원지역시의원들이 마산보다는 진해를 청사로 선호할 수도 있다. 마산과 창원의 대결구도를 십분활용하면 청사를 진해로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해지역의 시의원들은 아무런 전략도 없이 경제성이 검증되지 않는 야구장 유치에 열을 올린 것이 큰 패착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현재의 상황에서는 진해지역이 전혀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주변부로 밀려 존재감이 상실되어 있는 상황이다. 통합창원시에서 마산만 분리된다면 진해는 창원의 주변부로 철저히 밀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야구장도 물건너갈 가능성이 높다. 통합창원시는 처음부터 잘못된 통합이었고, 갈등은 계속될 것이다. 잘못된 통합이고, 화합할 수 없다면 3개시로 다시 분리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진해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분리를 주장하였다. 그리고 그 분리에 이제 마산이 적극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지금이 바로 진해시를 되찾는 적기가 될 것이다. 마산만의 분리가 아닌 3개시로 분리되도록 시의원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