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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사람in]조광호 희망진해사람들 공동대표
"개발에 밀려 소외된 이웃 품어야죠"
데스크승인 2009.11.12  표세호 기자 | po32dong@idomin.com  









외지인이 토박이 틈에서 뿌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 더군다나 지역에서 목소리를 내기는 더 어려운 일이다. 

진해지역에서 지난해부터 활동을 시작한 '희망진해사람들'이라는 시민단체가 있다. 시민 70여 명이 참여한 이 단체는 해군시설운전학부 터 문제, 행정구역통합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지역사회에 존재를 알렸다.

그 중심에 조광호(39) 공동대표가 있다. 그는 진해 토박이가 아니다. 고향은 충남 부여이고 대전 목원대 신학대학을 나온 목사님. 그가 경남과 인연을 맺은 건 2001년 목회활동을 하던 선배를 통해 마산에서 교회 일을 하면서부터. 그러다 지난 2003년 진해로 옮겨왔다.
 
노인·어린이 복합시설 고민

그는 친일·독재 청산 등 역사바로세우기, 평화운동을 펼치는 '열린사회 희망연대'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종교인들이 나설 때 함께 있다 보니 그렇게 됐단다. 

진해에서는 '새날노인돌봄의 집'이라는 시설을 운영한다. 이름 그대로 생활시설에 입소한 노인 돌봄이나 말벗, 목욕, 병원방문을 돕는 방문요양 활동을 하고 있다. 경화동 돌봄의 집에는 15명 노인이 생활하고 있다. 

 



 
 
 
지난 6년 동안 시설을 운영하면서 환경도 많이 바뀌었단다. 처음엔 노인복지시설에 대한 성격이 강했다. 당시에 병원에 노인들이 요양을 위한 한 달 입원비가 130만~150만 원 정도 하던 시절이었고 노인병원이나 요양시설도 많지 않았다. 그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병원비를 지원받지만, 차상위 계층이나 가족의 부양능력이 없는 노인들은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그런 노인들의 부담을 덜고자 시작했다"라며 "그때는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았던 일이 었다"라고 했다. 

지금은 달라졌다. 노인병원이나 요양시설이 수요보다 더 많이 생겨 과당경쟁에 문을 닫는 곳도 있다. 지난해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면서 사업의 개념으로 병원이나 요양시설이 우후죽순 생겼기 때문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이전에도 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인들에게 실비만 받았다. 모자란 운영비를 채우려고 후원자도 모집하고 서울까지 멸치를 팔러 가기도 했단다. 조 대표는 "지금은 시장경쟁논리로 환경이 바뀌어 씁쓸하다"라고 했다. 

치매나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이 대부분이니 6년 동안 돌봄의 집에서 세상을 떠난 분이 150명에 달한다. 처음엔 마음이 많이 아팠고 장례를 치르지 못할 정도로 딱한 집은 장례를 돕기도 했다. 

그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돕는 일도 하고 있다. 중앙동 서부보건소 맞은편에 '다문화 지역아동센터'를 연 지 4년째다. 그는 "2~3년 지나면 초등학교에 입학할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많이 생길 건데 그때가 되면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도 많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센터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뿐만 아니라 저소득층 아이들이 함께하는 동네 공부방이다. 그는 돌봄의 집 일과를 마치면 저녁에 아동센터 아이들 차량 귀가를 맡고 있다. 

사회문제 참여하는 목사님

조 대표는 "유지하기도 바쁘지만,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함께하는 방안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정을 감시하고 지역현안에 시민의 목소리를 내는 진해희망사람들 일도 꾸준히 해나갈 참이다. 조 대표는 현재 행정구역통합에 대해 "통합만이 살길인양 세뇌시키는 일방적인 밀어붙이기"라며 "이제 지방자치가 성년이 되는 데 정착노력보다 통합으로 퇴색시키려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진해희망사람들은 행정구역통합 진행과 관련해 이달 말에 시의원 초청 포럼도 열 계획이다. 

특히 그는 "진해 지역에 한정한 일뿐만 아니라 4대 강 사업 같은 전국적인 문제에도 함께 연대하는 대외적인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특히 개발 지상론에 밀려 소외된 이웃과 더불어 잘사는 세상에 더 관심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