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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장기요양기관의 공공성 강화에 대한 해법이 무엇일까.
요즘 노인장기요양기관의 공공성에 관해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복지부에서는 노인장기요양보험료 재원이 전 국민이 지불하기 때문에 공공적 성격이 강하기에 노인장기요양기관도 재무회계규칙을 적용하여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민간장기요양기관들은 개인의 자산을 투자한 노인장기요양기관에 수익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시장경제를 표방하는 국가체계에서 위헌적인 발상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양 측의 주장이 모두 나름대로 일리가 있습니다. 2008년 초 복지부가 노인장기요양사업에 진입하면 기관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하면서 민간인에게 노인장기요양사업에 참여해 줄 것을 유도했으니 어찌보면 이 문제의 1차적 책임은 보건복지부에 있는 것입니다. 애초 처음부터 노인장기요양사업을 비수익형 모델로 도입했다면, 다소 인프라를 조성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런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복지부는 1차적으로 인프라를 빠른 시일안에 확보해야 한다는 실적주의에 젖어 온갖 감언이설로 민간인들을 속여 장기요양사업에 참여하게 한 것입니다.
그럼 복지부의 말대로 그동안 노인장기요양기관(요양시설)들이 과연 수익을 많이 가져갔는지도 따져보아야 할 것입니다. 지난 2월 국회에서 토론회가 있었는데 당시 기조발표를 했던 경북대 신창환 교수는 우리나라 수가제도설정을 위해 70명의 정원인 기존요양시설을 표준모델로 삼아 수가를 산정했다고 하였습니다. 70명 정원이 요양시설에서 정원이 가득 차 있는 요양시설을 모델로 하여 수가를 산정했다는 것입니다. 이 때 필요한 인력은 41.1명이지만, 이렇게 되면 요양시설의 수익이 창출되지 않기에 필요수 인력을 만들어 36.2명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즉, 이전에는 물리치료사, 위생원, 조리원, 사무원 등이 필수 인력이었지만, 이 인력을 필요수로 변경하여 필수직원이 아닌 것으로 만들었고, 이를 통해 노인요양시설의 수익구조를 만들어 민간을 노인장기요양사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하였다는 것입니다. 일종의 편법을 복지부가 사용한 것입니다.
위 논리대로라면 민간이 70명 시설을 운용하여 70명정원을 다 채웠을 때 이익이 남는 금액이 5명정도의 인건비라는 것이고, 인건비를 2008년 당시 100-150만원이라한다면 500-750만원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노인요양시설의 분포를 보면 30인 미만시설의 비율이 70%대를 차지하고 있으며, 30명이상의 시설들도 정원의 30%내외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보니 위의 표준수가산정은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요양시설들은 겨우 생존하기에도 어려운 실정이 된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요양시설의 생존을 위해 인건비가 최저임금 수준으로 책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복지부는 2008년 수가산정의 표준모델에서 70명 정원의 사회복지법인 시설을 모델로 삼았습니다. 당시 사회복지법인에게 입소자 1인당 80-100만원 수준을 지급하였는 데,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가는 평균 137만원을 지급했기에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수가를 지급했다고 홍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작되기 전의 70명 정원인 노인요양시설들은 직원수가 20명정도면 가능했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 이후에는 최소 직원이 36명이라는 점입니다. 산술적으로 계산을 하면 2008년 이전 사회복지법인 노인요양시설들의 평균수가가 90만원이라고 가정하고 70명의 정원이 충족되었을 때 6,300만원이고 이 중 65%를 인건비로 사용한다고 하면 총 4095만원의 인건비가 지급되고 1인당 평균급여가 2,047,500원이 됩니다. 하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가로 계산하면 70명의 정원이 충족되었을 때 9,590만원이고, 이 중 인건비로 구, 요양시설보다 높게 70%를 사용한다고 하면 총 인건비가 6,713만원이고 이를 36명으로 나누면 1인당평균급여가 1,864,000원이 됩니다. 정원이 충족되었다고 가정해도 구, 사회복지법인 요양시설에 비해 20만원 정도의 인건비 차액이 발생합니다. 여기에 공실률을 30%계산하면 최소 인건비 비율이 최소 10%이상 늘어나게 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1인당 평균급여가 160만원정도로 내려가게 됩니다. 그러면 이 수치는 4대보험 및 퇴직금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기에 실 수령액은 적어도 30여만원 정도 차감될 수 밖에 없기에 120여 만원 수준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 원장, 사무무국장, 간호사 등의 급여가 차이기 있기에 요양보호사의 실 수령액은 110만원대로 하락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것입니다. 이 수치는 어디까지나 70명의 정원인 시설에 한해 계산한 것이고, 우리나라 요양시설의 70여%가 30인 미만인 시설을 감안하면 급여는 더욱더 하락할 수 밖에 없고 2008년 당시 100만원도 실수령액으로 책정하기가 버거운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복지부가 게산하는 인건비와 노인장기요양기관의 현실사이에서 인건비는 최소 50-100만원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요양보호사의 급여를 대폭 인상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요양보호사의 급여 문제는 앞으로도 언론 등을 통하여 꾸준히 제기될 것이고, 이로 인해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도 꾸준히 제기될 것입니다. 그렇다고해서 단순히 복지부가 재무회계규칙을 강제한다고 해서 크게 공공성이 강화되어 요양보호사의 급여가 높아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은 적자를 면하기 위해 몸부림칠 것이고, 그러다보면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으며, 계속적으로 언론의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복지부가 재무회계규칙 만으로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논리에는 당연히 순응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제도가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을 더욱 위기로 몰고 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이 계속적으로 시장논리만 주장하면서 공공성을 거부하기도 어렵고, 요양보호사의 처우문제도 계속 이 상태로 지탱하는 것도 한계에 부딪힐 것입니다. 복지부와 언론의 공격, 그리고 요양보호사 협회 등의 공격에 계속적으로 시달릴 것이고, 재정상태도 더욱 어려움이 가속화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무언가 구체적인 대책이 있어야 합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민간장기요양기관이 보다 폭넓은 시야를 갖고 접근해야 합니다. 앞으로 공공성이란 화두는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공공시설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계속 커질 것입니다. 즉, 갈수록 시장논리에 의한 민간기관의 입지는 축소될 것이고, 경영도 어려울 것입니다. 공공성은 필연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공공기관이 되어 노인장기요양기관을 운영하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공공기관의 장점은 큰 이익은 볼 수 없지만, 일정한 급여는 보장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노인장기요양기관의 공공기관화가 오히려 유리할 것입니다. 2008년 초에 사회복지법인 노인요양시설들이 노인장기요양보험에 적용되는 것을 반대하여 참여하지 않겠다고 단체행동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들이 반대한 이유는 노인장기요양보험에 적용하면 급여가 하락하고 경쟁구도에 돌입하다보니 경영도 이전보다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입니다. 사회복지법인 노인요양시설들은 시장논리의 노인장기요양보험 구조 보다는 이전의 구조를 훨씬 안정적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해답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2015년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보면 아래의 표와 같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급여를 위의 표와 같이 권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위 급여는 현재 사회복지법인의 아동 및 장애인생활시설들의 종사자들이 받는 급여입니다. 위의 표대로 급여를 받는다면 요양보호사(생활지도원)도 불만이 없을 것이고, 원장님들도 지금의 처우보다 훨씬 나을 것입니다. 즉,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위의 표와 같은 처우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초점을 맞춰 대응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이 공공성 강화에 결코 반대하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오히려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협조한다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입니다.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노인장기요양기관의 주체가 민간이 아닌 사회복지법인으로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사회복지법인이 되기 위해서는 부채가 없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기에 현 제도상으로는 사회복지법인화가 녹록치 않습니다. 하지만 복지부가 자체 규정만 변경해 준다면 꼭 불가능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한시적으로 노인장기요양기관에게 예외적으로 적용시켜 줄 항목만 만들어준다면 불가능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부채에 대한 항목을 신설하여 지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만 준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것입니다. 이렇게 사회복지법인화한다고 해서 기존 사회복지법인과의 형평성에도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기존 사회복지법인은 땅을 내놓고, 건물은 정부나 지자체가 지어주는 형태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은 토지와 건물을 모두 내놓는 형태이고, 단지 일부 부채만 정부에서 부담하는 형태이기에 기존의 사회복지법인보다 더욱 많은 것을 기부채납하는 것으로 형평성에도 문제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회복지법인화가 된다면 국가로부터 위탁받아 노인복지사업을 하는 공공시설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공공시설에 맞게 국가로부터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받고 급여를 지불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은 바로 이러한 형태의 공공성강화를 주장해야 할 것입니다. 예전의 사회복지법인 노인요양시설들의 운영형태를 보장하여 공공성강화를 해 줄 것을 요청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형태로 진행한다면 요양보호사들의 호응도 얻을 수 있고,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의 노동단체들, 시민사회단체, 국회의원, 언론들에게도 충분히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단지 복지부나 건강보험공단이 재원문제로 꺼려하기는 하겠지만 대의명분에서는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현재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은 재산권도 포기하고, 이윤도 포기할 터이니 공공기관화를 만들어 달라고 한다면 국민적 공감대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가인상과 국가의 지원이 당연히 필요할 것입니다. 수가인상을 위해서는 노인장기요양보험료를 인상해야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료는 2-30%인상한다고 해서 건강보험료의 인상분에 그다지 많은 비율을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국민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공공시설이 된다면 국가에서도 공실률을 줄여야 비용부담이 적어지기 때문에 공실률을 줄이기 위한 대책도 만들 것입니다. 설령 재원조달의 부담이 많이 된다면 복지부와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이 머리를 맞대어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방안도 도출하여 서로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 수도 있는 것입니다.
공공성 강화는 시대적 상황입니다. 그리고 공공성을 강화하면 수급자, 기관, 요양보호사에게 더욱 이익을 줄 수 있고, 사회복지시설 재무회계규칙도 얼마든지 준수할 수 있어 투명성도 강화되는 것입니다. 보건복지부에서 공공성을 강화하여 요양보호사의 처우개선을 위하여 재무회계규칙을 적용하겠다고 했지만, 단순히 재무회계규칙만으로는 공공성 강화도 요양보호사 처우도 달라질 것은 미미할 것입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 오히려 부작용만 더욱 양산할 것입니다. 복지부의 말대로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은 사회복지시설이기에 재무회계규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은 사회복지시설이기에 공공시설에 맞는 재원을 조달받아 종사자들의 처우와 운영의 안정성도 보장되어야 하는 것도 당연한 것입니다. 이러한 명분과 논리를 중심으로 공공성 강화를 민간장기요양기관들이 먼저 주장하여 관철시켜야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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