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창원시에서 마산만 분리하기로 합의
-진해는 야구장 받고 창원시의 종속물이 되나-
창원시 청사 및 명칭문제 해결을 위해 창원시의회에서 구성한 특별위원회에서 마산을 통합창원시에서 분리하기로 합의하였다. 창원시현안해결 특위는 마산, 창원, 진해지역의 시의원들이 각각 3명씩 참석하여 그동안 청사와 명칭에 대해 회의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시간만 허비했을 뿐 결국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이상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동안 마산지역의 시의원들은 끊임없이 청사와 시명칭 중에 하나를 마산으로 결정해 줄 것을 요구해 왔지만, 창원과 진해지역 시의원들의 부정적인 기류로 인하여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하고, 마산만 분리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창원시현안특위에서 내린 결론은 크게 두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특위에 참석한 9명의 시의원들이 마산시분리건의안을 발의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특위에는 각각의 지역을 대표하여 3명씩 시의원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사실상 3개의 지역이 마산시를 분리하는 건의안을 발의하겠다는 것이기에 시의회 본회의에서 논란은 있겠지만 통과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창원시현안특위는 임시청사소재지를 지번주소에서 도로명 주소로 변경하기로 하였다. 이는 현 임시청사소재지를 청사소재지로 확정한다는 것이다. 즉, 마산시를 분리시키고 현 청사를 그대로 사용하겠다고 합의한 것이다. 물론 이 경우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마산시 분리안이 시의회에서 통과되어야 도로명 주소로 변경한다는 단서조항은 있다. 만약 시의회 본회의에서 마산분리건의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현 임시청사를 청사소재지로 확정하는 것도 안 되는 것이다.
위의 합의안을 보면 마산에 대한 내용은 있는데, 진해지역에 대한 내용은 없어 진해주민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다. 그동안 진해지역에서 가장 거세게 분리운동이 추진되었지만, 진해지역 대표로 참가한 3명의 시의원은 전혀 진해시분리에 대한 진해주민의 열망을 이번에도 철저히 무시한 것이다. 더구나 진해지역을 대표하는 3명의 시의원중에 야당의 시의원도 참여하고 있는데도 이러한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진해지역에서 시민운동을 하는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진해지역 시의원들이 야구장을 받고 나서 철저히 창원지역의 의중에 맞게 행동하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야구장이 아직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에 대한 검증도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막연한 기대감에 진해를 창원의 부속물로 전락시킨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만약에 마산이 분리되면 야구장도 진해로 오는 것이 여렵다고 보고 있다. 현재 마산,창원,진해지역 중에 가장 많은 야구팬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마산인데, 마산이 분리되면 굳이 NC야구단이 진해로 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통합창원시 출범으로 3개지역의 화합을 위해 프로야구단을 유치했는데, 마산시가 분리되면 그 효과도 반감하고, 자칫 NC야구단이 연고지 이전에 대한 명분을 확보해 줄 우려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진해지역은 자존심도 못찾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창원시의 의도대로 흘러갈 우려가 큰 것이다.
창원시현안특위에서 명칭과 청사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3개지역이 화합하여 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3개시분리로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 일반상식인데, 마산시만 분리하기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창원시의회의 무능을 그대로 드러낸 모습이다. 또한 3개시 통합문제도 시의원들이 주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자신들이 저지른 통합임에도 한마디의 사과도 없고, 이번에도 자신들의 뜻대로 마산을 분리하는 안을 시의회에서 통과시킨다는 것은 오만의 극치를 보여준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구나 진해지역은 그동안 3개시 통합과정에서 가장 많은 저항을 하였고, 통합후에도 진해시분리운동을 추진할 만큼 가장 격렬한 저항을 하였던 곳인데도 진해지역을 대표하는 3명의 시의원들이 주민의 의사도 무시하고 야구장 유치에 만족하여 진해시 분리에 대한 주민투표 등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는 것은 2009년 진해지역 시의원들이 통합을 가결한 악몽을 다시 상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번 마산을 분리하기로 합의한 것이 시의회에서 가결된다고 한다면 창원시는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 또한 진해도 분리하자는 여론이 다시 형성될 수도 있다. 3개시 통합이 실패했다면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당장 청사문제로 시끄러운 지역을 분리시키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시끄럽다고 분리하면 마산이 분리된 후 진해지역도 시끄럽지 않다는 보장이 없다. 그때마다 분리를 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창원시의회는 더 이상 임시방편의 해결책을 도출할 것이 아니라 통합을 할 수 없다면 깨끗이 3개시 통합의 실패를 인정하고 시민들에게 사과한 후 통합이전으로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상식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