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군항제 헛발질하나

진해 군항제 헛발질하나
- 이번주 23일에 진해지역 벚꽃이 만개할 듯-

진해의 대표적인 축제인 군항제가 벚꽃이 예년보다 10일정도 빨리 개화할 것으로 보여 창원시가 큰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20일 현재 진해지역에는 햇볕이 잘 드는 곳에는 벚꽃이 만개하였고, 도로가의 벚꽃나무에도 일부는 벚꽃이 피어 있는 상황이다. 지금의 추세대로 간다면 앞으로 2-3일 이내에 벚꽃이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창원시가 군항제 기간으로 삼았던 4월 1일부터 10일까지는 벚꽃의 끝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진해군항제는 벚꽃의 개화시기를 예측치 못해 혼란을 겪은 사례가 있다. 2012년에는 벚꽃개화가 되기 1주일전에 군항제 개막식을 하여 벚꽃없는 군항제가 시작되어 군항제 기간이 막바지에 접어들어 벚꽃이 개화하였다. 그리하여 창원시가 진해군항제 기간을 4월 1일부터 10일로 고정한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와 반대로 2월이후의 날씨가 포근하여 벚꽃의 개화시기가 10일 정도 빨라지게 되었다. 보통 벚꽃은 개화한지 2-3일이 지나면 만개하고 1주일 정도 절정을 이루다가 끝물을 이르게 되는 과정을 거치게된다. 20일 현재 진해지역의 벚꽃나무는 이미 개화를 시작하였고, 2-3일 후에 만개한다고 보면 23-24일 쯤이면 벚꽃이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1주일 정도 절정을 이루고 나면 벚꽃 끝물이 되고, 그 시간는 4월 초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군항제는 벚꽃 끝물시기에 개막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즉, 벚꽃이 이제 떨어지고 서서히 사라지는 시기에 군항제가 열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군항제 기간을 4월 1일부터 10일로 확정하고 준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시때때로 기온변화가 심하다보니 어떤 경우에는 벚꽃이 피기전에 개막하고, 어떤 경우에는 벚꽃이 떨어지는 시기에 군항제가 시작되다보니 군항제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행사를 주최하는 측에서는 여러 가지의 준비과정과 행사를 진행상 최소한 몇 개월 전에는 이미 스케줄을 잡아야 하는 애로점이 있기에 기간을 미리 정해놓을 수 밖에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벚꽃이 없는 군항제가 된다면 많은 관광객들이 벚꽃은 제대로 못보고 행사만 보는 축제로 전락할 수 있어 관광객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벚꽃을 관광하러 온 관광객이 벚꽃을 제대로 관광할 수 없다면 진해군항제에 대한 비판도 높아져 진해의 이미지도 상당히 손상받을 수 밖에 없다.

행사를 준비하는 측에서는 기간이 제대로 정해지지 않으면 많은 애로점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벚꽃없는 군항제를 진행하는 것도 큰 문제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군항제 기간을 미리 정하지 않고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기간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물론 행사준비에는 많은 차질이 있을 수 있지만, 군항제의 대표적인 명물은 벚꽃이기에 다소 행사가 차질이 있어도 벚꽃 개화시기에 군항제를 개막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해군항제에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이유는 국내 최대의 벚꽃이 개화하기 때문이다. 군항제의 주인은 벚꽃이지 행사가 아닌 것이다. 행사 일정으로 말미암아 벚꽃이 뒷전으로 밀린다면 많은 관광객은 진해군항제에 대한 싸늘한 시선을 보낼 것이다.

 

                                 2013.03.20. 조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