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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소식

장복산 케이블카 사업의 허구성

산다는것 2017. 10. 22. 21:45

"러일전쟁전승기념탑을 세우기 위한 기초 공사를 하던 어느 날, 

묘법사 주지스님의 꿈에 산신령인 백발노인이 나타나서 이마에 피를 흘리면서 주지스님에게 지시를 합니다. 

무도한 일본놈들이 나의 두상을 깎아버려서 이렇게 피를 흘리고 있다. 

너는 도를 닦은 승려이니 일본 해군 사령관에게 공사를 즉시 중지하라고 전달 할 것이며, 

본래대로 산봉우리를 복구할 것은 물론 다시는 이런 무례한 짓을 하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라,"


 위 내용은 경남의 전설에서 산신령의 저주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일본이 제황산 봉우리를 깍고, 러일전쟁승전탑을 세우는 것에 경고한 것입니다.

그만큼 진해의 제황산은 비록 작은 동산이지만, 황제의 기운이 도는 풍수지리적으로 명산이었던 것입니다.

바로 이런 상징성이 있기에 일본은 제황산을 러일전쟁승전탑을 세울려고 했던 의도도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징성을 짓밟는 일은 비록 일본 뿐 아니라 2008년 진해시도 자행하였습니다.

이 당시에는 두상을 깍는 것이 아니라 신체의 한 부분을 깍아 두상과 연결하는 모노레일 케일블카인 것입니다.

이런 연휴일까요. 2010년 진해시는 창원시에 강제병합되어 자치권을 상실하는 비극을 초래하였습니다.


당시 제가 속한 희망진해사람들에서는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모노레일 사업의 사업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환경훼손적인 측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서부권 주민들이 제황산 모노레일 사업이 지역상권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여론이 있어 

적극적으로 반대를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모노레일 사업을 적극적으로 반대하여 추진되지 못하도록 하지 못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제황산 모노레일은 사업성도 없고 환경만 훼손한 사업으로 실패한 사업이었습니다. 

이제와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애물단지가 된 것입니다.

1달만 제대로 운영되고 11달은 하루에 몇번 운행도 하지 않으며, 주변 상권 활성화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30억원 공사비를 들인 제황산 모노레일도 이지경인데, 이제 창원시는 30억원이 아닌 350억원의 사업, 

장복산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제황산 모노레일보다 12배나 큰 사업이니, 사업성이 없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기고, 환경훼손도 만만치 않은 사업인 것입니다.


안상수 창원시장이 이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관광사업을 통해 서부지역의 상권을 활성화하여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진해주민들도 원하고 있다는 논리로 진해지역 시의원들은 주장합니다. 

하지만 케이블카 사업에 진해주민들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상황이고,

일부 찬성하는 주민들이 있다고 하여 대다수 진해지역 주민들의 의견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인터넷으로 장복산 케이블카 보도를 부동산 관련 싸이트가 대대적으로 인용하던데, 

부동산 관련 사람들의 의견을 진해 전체 주민이라고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장복산 케이블카 설치가 과연 사업성이 있는지, 아마도 이 문제에 가장 관심이 많을 것입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20여군데가 케이블카를 운영하고 있고, 앞으로 계획된 곳까지 합치면 30군데 정도가 됩니다.

이 중 흑자를 내고 있는 곳은 통영이 유일하며, 여수가 손익분기점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적자라는 것이지요.

해상을 배경으로 하는 케이블카는 통영, 여수에 이어 부산 송도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진해까지 합치면 총 4개로 중복 사업이 되기에 사업성이 더욱 떨어지는 것입니다. 

더구나 통영, 여수는 한려해상 국립공원으로 빼어난 절경을 갖춘 곳이고, 부산 송도도 나름대로 절경입니다. 

하지만 진해는 벚꽃 축제시기에는 사업성이 있을지 몰라도 

나머지 11개월동안 과연 진해 앞바다를 볼려고 관광객이 올 것인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입니다.


창원시는 2016년 말에 장복산 케이블카 계획을 발표하고 2017년 3월에 사업자를 공모하여 

16개 업체를 모아놓고 사업설명회를 했습니다.

하지만 16개업체 중 어느업체도 응모를 하지 않았습니다.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후 약 3개월이 지나 갑자기 장복산 케이블카 사업을 하겠다고 나선 업체가 생겼습니다. 

경기도 파주의 출판업체인 법문사와 (주)알에이치 코리아, 

그리고 경기도 건설업체인 제암, BMF 등의 회사가 특수 목적법인을 만들어 추진한다는 것입니다. 

그 중 파주의 출판업체 법문사와 알에치코리아는 출판업체이고, 

현재 출판업체의 재정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장복산 케이블카 사업을 한다는 것에 의문점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럼 창원시가 장복산 케이블카 사업의 수익성을 어떻게 보는 지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창원시 산하기관인 시정연구원은 연간 93만명이 장복산 케이블카를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손익분기점이 약 60만명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대로만 진행된다면 상당한 흑자사업이 될 것입니다.


연간 93만명이 장복산 케이블카를 이용한다고 하면 시간당 3,500명이 이용해야 가능한 수치입니다. 

그런데 통영 케이블카의 평균 시간당 인원이 아니라 최대인원이 1,100명인데, 

이보다 3배 이상 이용해야 가능한 수치인데,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요.

쉽게 말하면 통영만큼만 사람이 이용해도 손익분기점에 이르지 못합니다. 

최소 통영 이용객의 2배 이상은 이용해야 손해는 안본다는 것인데, 과연 이 통계가 가능한 통계인지 쉽게 답이 보일 것입니다.


창원시의 이용객 예상 수치를 보면 몇년전 창원시 도시철도 공사의 예측인원이 생각납니다.

2012년 당시 창원시는 도시철도 이용객 예상치를 1일 12만여명으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인근 김해시51만명)의 경전철을 보면 국토부 산하 한국교통연수원이 17만 6천여명을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3만 3천여명이 이용해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수했습니다. 

이 뿐 아니라 창원시보다 규모가 큰 광주광역시(148만명)는 1일, 4만 8천명, 대전광역시154만명)는 9만 6천여명에 불과했습니다. 

위 인구대비 이용객 수를 예상하면 창원시는 1일 6만명을 넘기기도 어려운 실정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창원시는 2배 이상 부풀려서 이용객을 예상했고, 그 정도 이용해도 연간 32-68억원의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창원시의 계획대로 도시철도를 추진했다면 

연간 수백억원의 적자를 시민들의 세금으로 보충할 아찔한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다행히 창원시 도시철도는 안상수 시장체제로 들어오면서 취소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와같은 전철을 장복산 케이블카에 적용시킬려고 하고 있습니다. 

뻔히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을 안상수 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민간사업자가 한다고 해도 적자가 발생하면 고스란히 창원시의 몫으로 결국 돌아올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혈세로 적자를 보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지역상권 활성화가 아닌 

애물단지로 전락하여 자연만 훼손한 사업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더 이상 사람들의 눈요기나 개인적인 정치적 욕심으로 무리한 사업을 추진하여 자연을 훼손하는 사업은 중지했으면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활용하여 관광사업을 육성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입니다.


장복산 케이블카 사업에 앞서 경남의 전설에 나오는 '산신령의 저주'를 다시 한번 생각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제황산의 두상과 산줄기를 파헤쳐 산신령의 이마에 피를 흘리게 하여 비참한 결과를 보았던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제황산도 모자라 장복산 마저 파헤쳐 자연을 훼손한 결과가 어찌될 것인지 곰곰히 생각하여 

케이블카 사업을 즉각 중지하기를 안상수 창원시장에게 요구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