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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 추모 기도
“너희는 다만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여라”라고 우리에게 명하신 하나님,
하지만 현재 우리사회에서는 아직도 공의와 정의가 바로서지 않고 있습니다.
정의를 바로세우지 못하는 저희들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공의로우신 주님, 10대의 꽃다운 나이에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평생을 고통속에 살아가신 위안부할머니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일본에 강제로 끌려가서 모진 아픔과 상처속에서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오랜 세월속에서 피맺힌 한을 가슴에 안고 세상을 등진 분도 계십니다. 그리고 아직도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는 위안부할머니들이 계십니다.
주님의 정의는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고, 그 과거를 거울삼아 다시는 이러한 불행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으로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사회는 주님께서 명하신 정의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많은 위안부 할머니에게 참혹한 고통과 수치, 모욕을 안겨 준 당사자인 일본 정부는 오히려 자신들의 잔혹한 행위를 정당화시켜 다시한번 크나큰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잘못을 뉘우치고 자신들의 잔혹한 행위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위안부 할머니의 고국인 한국정부도 위안부 할머니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세상은 무엇이 불의인지, 누가 죄인인지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어떻게 하는 것이 정의인지는 생각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자본의 논리나 국가의 실리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공의로우신 하나님.
가해자인 일본정부가 스스로 씻을 수 없는 죄인이라는 것을 알게 하시어, 위안부할머니에게 진정으로 사죄하고, 자신들이 행한 과거의 잘못을 후세에 알려 다시는 비참한 전쟁과 그에 따른 만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옵소서.
또한 한국정부는 과거의 위안부 문제에 침묵하면 평화도 침탈당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위안부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하옵소서.
마지막으로 우리 국민들도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회복만이 바로 나 자신의 인권을 존중받는 길이라는 것을 깨닫고, 우리 자신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자세를 갖게 하옵소서.
공의롭고 정의로우신 하나님.
우리는 당신의 공의를 이 땅에서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강처럼 흐르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소원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불의를 바로잡는 것이 당신의 뜻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몸소 겪은 수치심,냉대, 외로움을 우리 가슴속에 새기고 다시는 이 땅에서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위안부 문제를 반드시 해결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그래서 진정으로 당신의 공의와 정의가 이 땅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오늘 창원에서 "일본군위안부희생자 위령문화제"가 있었습니다. 얼떨결에 제가 부족하지만 영광스럽게 추모기도를 하였습니다.
위안부희생자위령문화제의 기도문을 작성하고, 참여하다보니 많은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아주 먼 과거의 일이지만 나와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고 지낸 것 같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얼마나 많은 고통속에 살았는지를 조금이나마 마음속으로 느낄 수 있었고, 그 문제해결에 있어서 저 자신도, 그리고 국민들도 너무 무관심한 것 같습니다. 과거의 역사는 나 자신의 근원이고, 그 역사를 바로세우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도 어둡다는 것을 더욱 느끼게 된 하루였습니다.
이 행사에 무엇보다 반가운 손님들은 창원의 경일고의 학생들이 야간자습도 빠지고 참석했으며, 무척 진지하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미래를 이끌 세대이기에 더욱 더 반가운 손님이었습니다.
경남에서도 위안부 추모비를 세울려고 부단히 노력하였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시민들이 자신들의 영업지역에 들어서는 것을 못마땅해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마산의 창동에 추모비를 세울려고 했지만, 상인들이 반대해서 못했다고 합니다. 상인들은 김연아나 손연재 관련 제막이면 좋아할 지 모르지만 위안부 추모비는 그다지 환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위안부문제의 해결을 가로막는 원인 중 하나가 국민들의 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 셈입니다.
오늘 위령제에 지역가수와 성악을 하시는 분들이 노래로 위안부할머니 위령제를 빛내 주었습니다. 2부에서는 모노드라마 "열네살 무자" 공연이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좀 지루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공연을 보면서 나 자신이 그 속으로 몰입되었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가슴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는 저만이 아니라 제 옆에 있던 고등학생들도 눈시울을 적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도 슬프고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비극을 되새기는 귀한 공연이었습니다.
열네 살 舞子-김선우
무쇠 신 벗고 청동방울 흔들어요 하늘 높이 달 가까이 삼냄새 풍기는 젖은 머리칼 바람의 즙을 먹고 올올이 나부껴요 몸 깊이 우물 파고 물 긷는 소녀여, 붉은 강이 넘치네요 두레박을 버려요 오래 전 죽은 달빛 젖꽃판 위를 맴돌며 흘러요 달이 흘린 희디흰 피 칼날 위에 가득한 밤, 물 젖은 삼베 찢고 넋배를 몰아가요 그대 몸 속 나 어린 여자들의 혼령과 함께,
그러니까 이건 옛날 얘기, (아주 오래된 오늘 얘기란다),
춤추는 그 애는 용띠, 열 살 되던 해부터 마산에 살았지…… 처녀를 잡으러 다닌다는 소문이 돌아, 화장막에 숨어 스무날 보낼 때 처음 들었네 화장할 때 배 터지는 소리, 뼈 타는 소리…… 그 애 나이 열네 살……
…… 아버지가 부엌칼을 들었지만 총대가 먼저 아버지 이마를 찍었네 새빨간, 피, 접시꽃 물들이듯, 옷이나 입혀가라 소리 지르던 어머니, 혼절하여 접시꽃, 울컥, 찢기고, 붉은 물 옮겨 묻은 양단저고리, 깜장치마 입고 끌려나온 내 나이 열네 살……
부산, 시모노세키, 히로시마……, 헌병대가 우리를 군대에 인계하고 돌아간 후……
…… 분내 살강한 배우들이 위문 공연 와준 날 있었지 우산을 돌리며 노래를 불렀네 깨지지 않은 꿈처럼 봉긋한 우산 참 예뻐서 그날 밤 우산 돌리는 꿈을 꾸었네 살 타는 냄새 안개처럼 희부윰한, 화장막에서, 봉긋한 우산 돌리며 시체들의 가슴팍을 넘나드는 꿈……
부대에서 여자들에게 이름을 지어주었지 내 이름은 무자(舞子), 마이코라 불렀네 그때까지 춤을 춰본 적 없지만,
히로시마에선 하루 종일 밀감과 무화과를 땄다네 군인들이 총끝으로 등을 쿡쿡 건드리면, 노오란 밀감빛 주렁주렁 솟증으로 매달려 울컥거렸지……
…… 배가 왔네 간호부로 간다고 했네 배 이름은 ‘미도마루’, 아주 큰 배 위에서 수염이 하얀 할아버지 장교에게 군가도 배웠지 파도를 타고 가듯 허리에 손을 얹고 파도를 흔들며 노래를 불렀다네
남양군도의 파라오, 불 맞은 짐승의 입속 같은, 파라오로, 그 애 나이 열네 살
2. 보름달이 떴어요 보름 같은 알몸으로 광주리 밖으로 나와요 달 아래 달맞이꽃 피었어요 달맞이꽃 따서 광주리에 담으면 광주리 속이 팔만사천 지옥, 청동방울 흔들며 물마루를 넘어요 소녀들의 혼령이 당신을 기다리네요 꽃의 목을 베어요 꽃 하나에 아비와 꽃그림자 던져요 꽃 하나에 어미를, 사잣밥으로 주어요 꽃잎을 씹어 삼키면서 그 애들이 魂길을 볼 거예요
…… 우리가 끌려간 곳은 코롤병원 뒤의 위안소…… 그러니까 이건 옛날 얘기, (아주 오래된 오늘 얘기란다),
방마다 이름과 번호가 붙어 있었네 파라오에서도 내 이름은 마이코(舞子), 춤추는 마이코, 옷을 발가벗기워, 좁다란 방 안에 던져졌을 때, 춤추어라 마이코야, 죽음보다 깊은, 내 나이 열네 살……
……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입에서 코에서 밑에서, 온몸의 구멍에서 피가 터져 나올 때까지…… 춤추어라 마이코야, 온몸이 마비되어 황천을 보았네 검은 하늘 까무룩 찢기며 황천물 쏟아져……
강 건너면 魂길이야…… 조상님네 조상님네 돌아간 조상님네야 내 탯줄 잡아주오 황천에 몸을 대고 삶 쪽을 버팅겼네
3. 돌 속의 혼령들 돌 위에 돋네요 돌에 묶인 달빛이 넋대를 흔드네요 산발한 소녀들 흰 무명 젖줄 타고 헤엄쳐오면 쨍, 쨍, 쨍, 돌 깨는 소리, 西天을 건너 천지간 지옥을 외줄 타며 오네요 낭화를 흔들며 울며 절며 오네요
…… 나 어린 애들은 장교들 차지였어 아버지! 아버지! 나이 많은 장교가 방문을 밀칠 때 아버지! 소리쳤네 그러면 더러 허리띠 되잠그고 돌아서는 이 있었지 그때마다 까무룩 칼잠 위를 걸었네 벼락 긋고 간 지붕처럼 잠에서 깨면 발바닥이 아팠네……
…… 네 엄마에게 가서 하라고 해! 오, 엄마, 미안해요, 참을 수 없이 지독한 걸 요구하는 군인에게 대들며 악쓴 날엔 이가 부러지고 온몸이 멍들었네 멍든 자리마다 쇤 가시풀 독사처럼 똬리 틀어 몸속이 구만리 지옥이었네…… 지옥을 본 이들 중엔 젖가슴만 만지다 가는 군인도 있었지……
…… 어머니가 조선인인 야마모토란 소위가 있었어 조선말을 잘했고 아리랑을 잘 불렀지…… 야마모토가 가져다 준 포크날을 갈았네 끔찍하게 미웠던 장교 하나를 찌르고 함께 죽으려 했는데 잘 안 되었어 끌려가 등이 터지도록 맞았지……야마모토의 아리랑이 입 속 붉은 새처럼 울어 주었네……
…… 징용 끌려온 조선인 군인들이 아스피린 같은 걸 얻어 주곤 했어 약을 먹으면 다리 아픈 줄 모르고 아래가 터지는 줄도 몰랐네…… 통통배에 태워져 여자 없는 섬의 부대에 배급 보내지기도 했네 한번 가면 열흘……………
…………………… 606호 주사, 애 못 낳는 주사, 아주 힘들다고 하면 잠 오는 약을 하나씩 주었네 내 나이 열네 살…… (그러니까 이건 옛날 얘기),
4.춤추고 火酒 한 봉우리 삼키는 소녀, 넋대 끝에 피고름 찬 넋받이 옷을 거네 입가에 흐르는 검붉은 꽃잎의 강, 눈부신 거웃의 기억이 없는, 가까스로 치욕을 견딘 살점들 흐르네, 넋 받아라 발가벗겨진, 넋, 넋, 넋 받아라
파라오에 간 지 1년쯤 지나 전쟁이 났어, 전쟁 후엔 하루 이삼십 명, 주말엔 길게 줄 선 군인들이 옷 벗을 새도 없이 벨트 풀어 총대 옆에 놓고 바지 단추를 풀곤 했지……
…… 사타구니 양쪽이 터져 피고름이 흘렀네 군의관이 와 터진 것 닦아내고 가제를 붙여두었지……
정찰기, 전투기, 공습, 정찰기, 전투기, 공습…… 달 안 뜨는 밤 섬으로 가다 공습 만나면 배 엔진 끄고 죽은 듯 기다렸네 빈 바다에 쏟아지던 불소낙비 총탄들, 아침이면 바다가 온통 시뻘겋게 거품을 물고 있었네……
…… 언니들 중 몇이 아래가 아파 몸 안 주고 덤비다가 동굴로 끌려갔네 아랫배에 총을 쏘고 젖가슴 베어…… 미에코와 요시코란 이름을 쓰던 언니들이 이때 죽었네……
…… 열아홉 살이 되자 폭격이 더욱 심해졌어 하룻밤 자고 나면 높은 계급의 일본 군인이 자결하곤 했어 우리에게 잘해주던 야마모토도 칼자루를 땅에 꽂고 엎어져 죽었어 우리에게 달려들었던 군인들도 아침저녁으로 죽었어 전쟁이 끝날 무렵이었네
5. 칼금 무수한 맨발 위에 서늘한 달이 뜨네 삼베 가르며 오는 그대 물마루 위에 넘실거리네 잔등엔 오래 전 날아와 덮인 진흙강, 붉디붉은 물비늘 헤치고 만발한 풀꽃들 청동방울 울리네 넋배 끝 사뿐사뿐 발 디디는 소녀들, 달의 門이 열리네요 죄로 무거운 돌을 삼키고 돌 속에 갇힌 이들 우짖네요 배암이 흰달을 삼키듯 천지간 지옥이 뜨거워지네요 겹 굵게겹의 하늘이 소녀들 다리 사이에서 흐느끼네 가릴 것 없는 알몸으로 그대가 엮은 광주리 활짝 열리네 그대의 열린 문, 냄새를 맡은 온 산의 수컷들이 죽은 아기를 배는 밤
파라오를 나왔네, 1946년, 그러니까 이건 옛날 얘기,
집에 도착하니 정월 초하루, 어머니가 장독에 물 세 공기 떠놓고 울며 절하고 있었네 정월 초하루라 내 제사를 지내는 거였네
그러니까 이건 아주 오래된 오늘 얘기,
파라오에서 당한 일을 입 밖에 내본 적 없네 평생 누구와도 목욕을 같이 가지 않았네 나는 용띠, 1928년 히코네시에서 태어났지, 이름은 순애, 열 살이 되던 해엔 마산에 살았지……
* 파라오의 현재 지명은 팔라우이다.
* 일본군 ‘위안부(성노예)’ 피해자 강순애 할머니는 65세가 되시던 1993년 수요 집회에 참여해 한 많은 인생을 털어놓으셨다. 평생 묻어둔 가슴 속 얘기를 털어놓고 나니 후련하다고 하셨다. 2005년 78세를 일기로 하늘로 돌아가셨다.
* ‘한국정신대연구회’에서 엮은 자료집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위안부들』 참조.
문장 웹진 200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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