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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성향은 좌파일까? 우파일까?

산다는것 2014. 11. 22. 17:46

나의 성향은 좌파일까? 우파일까?
- 우파는 없고, 좌파는 미숙하니-

한국에서 좌파라고 하면 꼬리표가 종종 붙는다. 친북, 빨갱이가 함께 나열되곤 한다. 그래서 종종 친북좌파, 종북좌파, 좌빨(좌파빨갱이)라고도 불린다. 그렇다고 좌파가 빨갱이는 아닌데,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 보수주의자들은 늘 북한과 연관시킨다. 반면에 우파라는 말은 그리 많이 쓰이지 많는다. 수구보수, 보수꼴통이라는 말은 쓰지만 수구우파니 보수우파라는 말은 듣기가 어렵다. 그것은 아마도 현재의 보수주의자들을 우파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좌파와 우파라는 말이 생긴 것은 아주 단순한 사건에서 비롯되었다. 프랑스대혁명 이후 시민혁명정부가 세워지면서 급진적이고 프롤레타리아 성향의 자코뱅당이 의장석 맞은편의 완쪽에 않고, 온건하고 부르즈아적 성향의 자롱드당이 오른편에 않아 좌파, 우파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좌파로 분류되는 자코뱅당(시민주의)은 프랑스는 시민이 다스려야 한다는 세력이었고, 우파인 자롱드당(왕정파) 프랑스의 통치권은 국와에게 있다는 세력이었다.

보통 좌파라고 하면 평등을 중시하여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보편적복지를 주장하고, 탈권위적인 경향을 갖고 있다. 여기서 평등한 사회를 위해 공평한 분배를 주장하다보니 공산주의와 유사하다고 하여 공산주의자라고 한국 보수주의자들이 비판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공산주의는 아니다. 개인주의 보다는 공동체주의를 지향하여 스웨덴, 독일 등의 북,서유럽과 같은 사회민주주의를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우파는 기존질서와 자유, 경쟁과 효율성, 능력에 따른 분배를 중시한다. 그리고 자신의 민족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국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

여기에 진보와 보수라는 개념이 더해지는데, 보통 좌파들은 개혁과 변화를 추구하고, 우파들은 현상유지와 안정을 추구하다보니 진보좌파, 보수우파라고 흔히 지칭한다.

그렇다고해서 좌파와 우파가 대립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좌파와 우파들은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좌파는 우파적 요소를 우파는 좌파적 요소를 결합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상호보완적이고 건전한 정책경쟁이 된다면 좌파이건 우파이건 국가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관계인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상황은 좌파와 우파의 정책을 보기 보다는 색깔론을 덧씌우고 있다. 좌파의 이름앞에 늘상 따라다니는 말이 북한과 연관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좌파면 모두 친북좌파로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남북이 화해하고 통일로 가자고 하면 역시 친북좌파라고 한다. 사실 남북이 하나되고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좌파보다는 민족주의를 주장하는 우파들의 논리에 더 가까운 논리이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좌파의 정책이 있는 그대로 국민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그럼 우파를 보자. 현재 한국에서 좌파라고 지칭되는 사람들은 반대의 세력들에게 보수주의자라고는 하지만, 우파라는 칭호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한국이 일제로부터 해방당시 대표적인 우파의 지도자가 백범 김구 선생이었다. 김구 선생은 한국의 전통을 중시하고, 한국 민족의 우수성을 내세운 대표적인 민족주의자였다. 그리고 자유를 중시하고 일정한 경쟁과 능력을 중시하였다. 그래서 김구 선생이 우파라는 것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 보수주의자들은 한국의 전통을 중시하기 보다는 부도덕한 이승만 정권과 독재정권이 만든 체제를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친일적인 요소를 유지하고 같은 민족을 적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것은 국수적이거나 민족주의를 내세우는 우파와 상당한 거리가 있다. 오히려 우파에 없는 사대주의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또한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은 조선, 동아의 친일언론을 대표주자로 세워 여론을 조성하고, 일본교과서와 같은 교과서를 한국에 유포시킬려고도 하였다. 그리고 친일을 가려내는 일에는 늘 반대를 일삼았다. 우파는 민족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정책을 추진하지만, 이들은 민족보다는 강대국의 정책과 친일적인 성향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우파가 내세우는 가치가 자유인데,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은 그동안 독재정권시절 자유를 억압하고, 언론을 탄압하는 방식을 오늘날에도 유지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저도 우파와는 거리가 멀다. 단지 우파와 가까운 것은 시장경제에 의한 능력을 중시하는 것인데, 한국의 사회에서는 온갖 부당한 사례가 많아 우파의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보수주의자는 있지만 진정한 우파는 쉽게 볼 수 없는 것이다. 보수주의자들은 한국의 고유전통을 지키는 보수가 아닌 친일과 독재정권이 만든 기득권을 지키는 보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에게 우파라는 칭호를 쓸 수 없는 것이다.

한국의 좌파라고 칭하는 부류들도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좌파정부로 불리지만 좌파의 정책을 추진했다고 보기에는 상당히 미흡하다. 신자유주의 경제노선을 취하고 FTA 등의 정책, 그리고 간접세 중심의 재원정책은 좌파의 정책이라기 보다는 우파의 정책에 가까웠다. 한마디로 민주정부도 스스로의 정체성을 잃었다. 아마도 이 당시 좌파정책이 긍정적인 요소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점은 좌파가 한국에서 제대로 서는 데 큰 장애가 되었을 것이다.

이렇듯 한국에서 좌파는 아직까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였고, 우파는 존재하지도 않는다. 이미 세계는 자본주의의 한계를 인식하고 사회민주주의 요소를 도입하여 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우파와 좌파의 구별이 모호해지는 경향으로 가고 있다. 시장주의와 사회주의를 혼합해서 공동체로 발전하는 선진복지국가의 모델을 보면서 한국에도 좌파와 우파가 정책을 공유하고 경쟁해 나가야 미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좌파의 자리매김과 친일과 독재의 잔재를 유지하는 보수가 아니라 헌법에 명시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에서 비롯된 우파의 등장으로 보다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정책대결의 장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 자신을 한번 살펴보자. 내가 좌파인지, 우파인지 사실 정학히 분간하기는 어렵다. 어떤 경우에는 좌파일 때도 있고, 또 우파일 때도 있다. 100% 완전한 좌파와 우파는 없을 것이다. 우리 자신을 곰곰이 살펴보면 양쪽의 요소를 모두 갖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사회도 완전하게 한쪽으로 쏠릴 수는 없는 것이다. 서로의 장점을 살리고 보완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제 한 번 생각해 보자. 나는 어떤 점에서 좌파의 요소 또는 우파의 요소가 있는지 한번쯤 점검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2013. 01. 07. 조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