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백의종군, 야권은 욕심뿐

제19대 총선분석 1편
- 새누리당은 백의종군, 야권은 욕심뿐-

제19대 총선은 지난해 12월 중순에 예비후보등록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후보들은 새누리당과 1:1구도로 가야만 야권이 승리할 수 있다는 데 공감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것은 구호에 지나지 않을 뿐 모든 야권후보들은 자신으로 단일화해야만 올바른 규칙인 것처럼 포장하였다. 그 결과 불완전한 단일화에 그치게 되었고, 그 단일화의 과정도 감동은 없었고 유권자들의 피로감만 증폭시켰다.

제19대 총선에서 야권이 패배한 첫 번째 원인은 완전한 야권단일화에 실패했고, 그나마 유력한 후보들끼리 단일화를 했지만 너무 늦은감이 있다는 것이다. 선거를 3일 남겨놓고 이루어진 단일화는 시너지 효과도 없었고 야권의 결집도 이루어내지 못했다. 또한 무소속 후보들의 흠집내기로 말미암아 단일화 효과는 반감되었다. 야권후보단일화 지연이 낳은 부작용은 개표결과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개표결과 새누리당 김성찬 후보는 40,304표, 무소속 김병로 후보 24,236표, 임재범 후보 2,231표, 최충웅 후보 1,467표, 주정우 후보 486표를 득표하였다. 그리고 무효표는 9,052표로 집계되었다. 보통 무효표가 총투표수의 0.01%정도 차지한다고 보면 700-800표 정도 나오는 것이 정상인 경우이다. 즉, 이렇게 많은 무효표가 나온 이유는 유권자들이 후보가 사퇴한 것을 모르고 투표한 사표이며, 그 수는 8,000표가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이 사표가 야권단일후보에게 온전히 갔다면 1,2위의 표차가 8,000표 이내로 좁힐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한 완전히 1:1구도로만 간다면 4,000표 이내로 좁힐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즉, 단일화 실패와 지연으로 인한 득표의 손실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이 외에 투표율을 보아도 2010년 지방선거에 비해 3%가량 낮은 수치를 기록하였다. 이것은 젊은층의 투표 참여가 저조했다는 반증인 것이다.

흔히 야권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5%정도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후보등록 이전에 단일화만 이루어졌다면 충분히 새누리당의 후보에게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도 가능한 것이다. 또한 새누리당의 선거 전날 허위사실을 알리는 문자도 방지하여 야권의 승리가 가능했을 수도 있다.

야권후보단일화가 지연됨에 따라 야권 후보들은 새누리당에 대한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들끼리의 이전투구만 진행되었다. 그렇다보니 유권자들이 야권후보들을 보는 시선은 싸늘해졌고, 그 결과 부동층이 새누리당이나 투표 포기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김두관 후보는 49.12%, 임재범 후보는 47.85% 득표하였다. 이것은 1:1구도만 형성되면 야권후보도 50%에 근접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이번선거는 그렇지 못했고, 야권후보들은 여당의 후보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야권끼리 서로 싸우기만 했다. 완전한 단일화도 이루지 못했고 그나마 유력 후보들의 단일화도 자발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진 단일화였다. 이렇다보니 야권지지층의 결집도 불가능하였고 시민들에게 단일화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시간도 부족하였다.

이번 19대 총선에서 야권이 패배한 첫 번째 이유를 한마디로 말하면,여권은 백의종군 한다면서 불출마선언을 했지만, 야권은 자신으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욕심으로 말미암아 결국 야권후보단일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인 것이다.

 

2012.4.12. 조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