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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말, 말

-여당은 위치로 야당은 원위치로


지난 주에 마산에서는 여러 가지 행사가 있었다. 그리고 행사가 끝난 후 뒷풀이 시간에 많은 말이 오갔다. 아마도 이 때 오간 말은 마산지역의 민심을 약간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여겨 오간 말들을 정리해 보았다.

통합 창원시가 되면 복지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구청의 담당공무원이 너무 자주 교체된다는 것이다. 좀 알만하면 교체되다보니 교체시마다 일일이 설명할려니 매우 힘들다고 토로하였다. 그리고 예전의 3개시로 있을 때에는 어려우면 시장을 직접 독대하여 애로점을 털어놓고 해결책을 찾았지만, 이제는 시장 만나기가 너무 힘들다는 점도 털어놨다. 또한 3개지역에 똑같이 배분하다보니 지역의 특성에 맞는 사업이 어렵다는 점도 말하였다.


또 어떤 분은 창원시 건설쪽에 있는 공무원이 같은 보직에서 10년동안 근무하여 수천만원의 비리를 저지른 것을 말하였다. 보통 공무원은 길어야 2년을 주기로 보직이 변경되는 데, 그렇게 오랫동안 동일한 보직에서 근무하였다는 것은 윗선과 연결고리가 있지 않겠느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하였다.

어떤 분은 창원시가 광역시가 되어 각 지역이 스스로 자치행정을 해야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주장에 또 다른 분은 창원시가 광역시가 되면 경남도의 존립근거가 없어지고 경기도에서는 거의 대부분 광역시로 하자고 할 텐데 그렇게 되면 광역자치단체가 없어지게 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광역시가 되기 위해서는 국가 전체의 일이기에 새로운 입법이 필요하고 현재 상황으로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국 대도시가 모두 짝짓기를 하여 광역시가 되면 농촌지역은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걱정된다는 것이다. 즉, 광역시 주장은 농촌지역을 팽개치고 자기들끼리만 잘살겠다는 소지역주의의 대표적인 산물이라는 것이다. 또한 그렇게 자치행정을 하고 싶다면 그냥 예전대로 3개시로 나누는 것이 낫지, 굳이 전국을 혼란스럽게 하는 사안으로 갈 필요는 없다고도 하였다.

또 다른 분은 주민투표로 청사를 결정한다는 것은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결정하겠다는 꼼수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청사문제의 해결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만약 청사가 마산으로 온다면 창원 사람들이 가만히 있겠느냐는 것이다. 아마도 창원지역에서 분리운동이 결렬히 일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본이 집중된 창원에서 청사를 내주지도 않을 것이고 현 시장도 그러한 무모한 정치적인 모험을 감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청사문제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원상복구로 돌리라는 주장이 오히려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다.
여당은 현재의 위치로를 주장하고 야당은 본래의 위치로 돌려놔라는 뜻에서 원위치로를 외쳐야 한다는 것이다.

여당은 위치로와 야당은 원위치로의 주장을 해야 한다는 것은 상당히 공감을 형성하였다. 지방자치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작은 단위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견이 없었고, 거대한 공룡조직의 자치단체에서는 일부에게만 이익이지, 서민들에게는 오히려 손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3개시로 분리하는 법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냐는 것인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청사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분리법을 만드는 것이 더 쉬운 일로 생각하였다. 만약에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된다면, 현 정권의 실정을 들어내기 위해서도 3개시 통합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은 좋은 이슈거리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 야당의 입장에서는 경남의 유권자를 공략해야 다가오는 대선에서 유리한 지점을 확보할 수 있기에 경남의 대표적인 지역인 마산, 창원, 진해지역에 대한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청사문제로 3개 지역의 시민들이 3개시로의 분리에 대한 여론이 많아지는 시점에서 분리를 입법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행정안전위원회의 구성을 보면 한나라당 15명, 민주통합당 7명, 비교섭단체 2명, 합2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법률을 발의하여 행안위를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13명이상의 결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이 구성원이 바뀐다면 오히려 3개시 분리가 더 손쉬운 방법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국회의원 한 두명 당선된다고 하여 분리가 가능하겠느냐 하지만 그것은 국회의 생리를 몰라서 하는 말이지, 여소야대의 구성이 되면 위와 같은 이유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제 마산도 3개시 분리에 대한 여론이 점차 확장되고 있다. 그것은 청사가 실질적으로 마산지역에 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에 통합의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진해시를 되찾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언론과 인터넷은진해시를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호도할 것이 아니라 진해시를 분리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려야 할 것이다

 

                               2012.2.12 조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