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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창원시, 잘못된 만남의 끝은 어디일까?
- 약속과 신뢰는 없고, 정치적 술수만 판치는 도시-

 

진해, 창원, 마산시가 통합한지 2년 6개월이 되었다. 서로 다른 환경과 정서를 가진 도시가 통합을 의결하기까지는 100여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통합하면 도시경쟁력이 강화되어 더욱 살기좋은 도시가 될 거라며 집권여당 정치인과 지방의원들은 선전하였으나 주민투표로는 통합을 가결하기 어렵다보니 주민의 뜻은 묻지 않고, 국회의원의 하수인인 시의원을 압박하여 시의회 의결로 통합을 이루었다. 통합을 의회에서 가결한 후 통합에 찬성한 시의원들이 통합준비위원회를 꾸렸고, 명칭은 창원시로 하고, 청사 신축부지로는 진해 구 육대부지와 마산 종합운동장 터를 1순위로 정하고 2순위는 창원 39사단터로 정하였다. 이후 2010년 7월 1일에 통합창원시가 출범하였고, 그 해 연말에는 세도시의 통합을 위해 프로야구단을 유치하는 데 성공하였다.

 

프로야구단 유치의 전제조건으로 접근성과 흥행을 위해 최적의 위치에 2만5천에서 3만석 정도의 최신형 신축구장을 제공하기로 NC야구단과 KBO에 창원시는 약속하였다. 창원시가 야구장을 신축하기로 하자 시민단체와 야권시의원들은 창원시의 재정의 어려움을 이유로 마산구장을 2만5천석 이상으로 확대하여 리모델링하여 사용하자고 했지만, 창원시는 최신식 야구장을 신축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였으며, 집권여당 시의원들은 이 또한 의회의 표결로 강행하였다. 
 

야구장을 신축하기로 결정난 후 청사위치에 대한 논란이 불붙기 시작하였다. 창원시가 청사위치선정에 소극적이고, 현 청사를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파악한 마산시의원들은 청사 1순위의 약속을 이행하는 창원에서 청사소재지를 마산과 진해로 의회에서 결정하자고 하였지만, 창원지역 시의원들은 몸싸움을 통해 의회 개원을 저지하였다. 그리고 진해지역 시의원들은 3개시분리를 촉구하였고, 청사싸움으로 인하여 3개시 분리촉구안이 의회에서 가결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후에도 청사를 어디에 위치할 것인가의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었으며, 급기야는 창원시가 여론조사로 현청사를 그대로 사용할려는 의도를 보였다. 그러자 마산과 진해지역의 반발이 있었고, 창원시는 신축야구장 부지로 NC야구단과 야구계가 반대하는 진해로 결정하였다. 그러자 야구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떤 결정을 해도 사태가 수습되는 것이 아닌 반발만 거세지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현재 세 도시는 서로간의 신뢰를 상실한지 오래다. 마산은 재정상태가 어렵다보니 통합을 하여 재정상태가 양호한 창원시의 재정을 이용하여 지역발전을 꾀하고자 아주 적극적으로 통합하였다. 창원지역은 통합에 별 관심이 없었고, 진해지역은 통합에 거세게 반발한 지역이다.

 

이렇게 서로간의 다른 마음이 달랐던 것이다. 그리고 애초 의도대로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갈등은 더욱 심화되는 것이다. 또한 통합할 당시의 약속과 통합이후의 약속도 헌신짝처럼 깨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청사문제만 보아도 그렇다. 1순위가 진해와 마산이라면 청사위치는 우선 진해와 마산중에 결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당시 통준위 위원장도 1순위와 2순위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하고, 창원시도 이와 비슷한 행보를 한 것이다. 1순위와 2순위가 의미가 없다면 처음부터 3곳을 후보지로 정하면 되지 굳이 1,2순위로 나눈 이유가 무엇인가? 누가 보아도 1,2순위가 의미가 없다는 것은 일종의 사기행각인 것이다. 결국 가장 높은 경제효과와 상징성을 갖춘 청사는 진해와 마산에 줄 수 없다는 것이다. 통준위에서 1,2순위로 나눈 것은 진해와 마산의 민심을 달래 일단 통합한 후 약속을 파기한 파렴치한 행위인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 약속을 어기는 행위가 야구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NC야구단과 KBO는 가장 목이 좋은 곳에 야구장을 신축해주겠다는 창원시의 약속을 믿고 9구단을 창단했지만, 창원시는 약속을 어기는 것이 이미 익숙해진 상태이다. 창원시는 약속을 어기면서 항상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운다. 청사문제는 여론조사를 이용하여 약속을 파기하고, 야구장은 지역균형발전을 이용하여 파기하였다. 그리고 지금은 2016년 3월까지 신축구장을 완공하고, 교통인프라도 크게 확충한다는 약속을 했지만 지금까지 창원시의 행보를 볼 때, 이 역시 그럴듯한 명분으로 약속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이제 통합 창원시는 이상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많다. 현재 청사문제도 1, 2청사로 분배하자는 설이 나돌고 있다. 만약 1, 2 청사가 들어선다면 굳이 돈들여 새로 청사를 지을 필요가 없다는 여론에 역행하는 결론이 나올 것이다. 또한 2청사는 마산지역으로 될 가능성이 많아 마산지역의 불만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야구장도 마산과 진해에서 경기를 균등하게 한다고 한다. 1,2 홈구장이 생기는 것이다. 이 역시 고비용 야구장이 될 것이고, 진해 새야구장은 제2홈구장이 되어 경기수도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많다. 그럼 야구장으로 인한 경제효과보다는 애물단지 야구장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많다.
 

어떤 사람은 창원시의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교통인프라가 대폭 확충되어 그럴 염려는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미 지난 수 차례 창원시가 약속을 어긴 상황인지라 창원시의 말을 믿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창원시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야구장을 진해에 배분했다. 그러나 이 결정은 창원시가 현청사를 창원에 두려는 의도로 보는 시선이 많다. 사실 지역균형발전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면 청사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통합 창원시, 이제는 신뢰가 없는 도시로 지역에서 전국적으로 인식되었다. 명품도시가 아닌 신뢰가 없는 도시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명성은 이제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그리고 마산, 창원, 진해는 갈기갈기 찢겼다. 그리고 그 불신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예전의 3개도시로 이웃으로 지내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소연한다.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불신만 가득하다면 이젠 결심을 하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2013.02.06. 조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