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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창원시내를 돌아다니면 급성기병원은 별로 보이지 않고, 노인요양병원만 눈에 보입니다.
요양병원에 가면 환자들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은 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진해구만 보아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월 25만원이면 요양병원에 입원할 수 있다는 것이죠.
월 25만원이면 집에 있는 것 보다도 훨씬 경제적인 금액입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난방비도 많이 드니 병원에 입원해서 생활하라고,
노인병원관계자들이 권유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는 창원시 진해구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곳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현재 저희시설은 급성기병원과 협약을 맺고 있고, 노인병원과는 거래를 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노인요양병원에 입원시키면,
치료되어 퇴원하여 저희 시설로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희박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원인은 무료진료 수준이다보니 요양병원에 보내면,
우리 어르신들의 보호자에게도 유혹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양병원의 저가 공세에 저희 시설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입소상담을 받다보면 무슨 베짱으로 요양병원보다 비싸게 받는다고 불평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듣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경화동 동네 주민들에게도 그런 얘기를 들으니
스트레스가 보통 쌓이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모든 요양병원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 요양병원의 사실상 무료진료나 다름없는 수준으로 환자를 유인하고 있는 셈입니다.
요양병원의 식대는 1끼당 3,800원 정도라고 합니다.
이중 50%가 국민건강보험재정이니 식대만 해도 1일 5,700원, 월 17만원이상입니다.
그럼 월 입원비가 8만원이라는 것인데, 월 25만원이면 거의 무료진료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노무현 정부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을 계획하여, 2008년 8월부터 실시하였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노인성질환의 노부모를 모시는 일을 개인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가 공동책임진다는 취지하에 개인의 막대한 의료비 절감을 위해 생긴 제도입니다.
그래서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작되면 노인병원이 위축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그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노인요양병원은 모든 국민이 입원할 수 있고,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적용받는 요양원에는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을 받아야만 입소할 수 있고, 등급을 받는 데도 30일 정도의
시일이 필요하며, 1-2년마다 등급갱신을 해야하는 번거로움도 있습니다.
입소비용도 본인부담금이 30-35만원, 여기에 식대등을 추가하여 받습니다.
그런데 요양병원이 월 25만원을 받는다면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요양시설들이 살아남기가 어려운 실정이고,
노인장기요양보험 무용론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떤 분은 요양원도 10만원대로 가격을 내리면 되지 않냐고 하지만, 법에 저촉되는 것도 문제이고,
현실적으로도 요양원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그 정도로 내리면 운영자체가 어려워지기에 그러지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제 요양병원이 이렇게까지 무료진료 수준으로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요양병원에 대해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004년만 해도 전국에 114개에 불과하였던 요양병원은 2008년에는 602개, 2013년에는 1161개로 늘어났습니다.
특히 2002년에서 2008년까지 정부는 중소병원의 경영난과
노인인구의 급증을 이유로 민간요양병원에 많은 지원을 하였습니다.
그 내용은 10억에서 20억 원가량의 요양병원 신축, 급성병상을 요양병상으로 기능 전환하는 데 따른
시설 개·보수비 및 요양병상의 운영에 필요한 의료 장비비 등에 대한 융자지원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2008년이 되어서는 정부 목표치 이상의 요양병상이 확보되었습니다.
초기에는 환자들에 대한 입원료 보장 차원에서
장기입원환자의 입원료 체감제를 기존의 건강보험기준과 다르게 적용하도록 변경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조차 노인의료비의 급증과 요양병원의 급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때문에 뒤늦게 2008년부터 요양병원에 대해서는 일당정액제
(어떠한 질환이라도 중증도에 따라 정해진 하루 진료비가 지급된다)를 실시하여
의료비 통제에 들어갔습니다.
이 과정을 보면, 정부가 요양병원에 해온 방식은
민간에 인센티브를 주어 공급의 대부분을 책임지게 하고,
추후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통제책을 조금씩 마련하는 방식으로
이는 그 간 한국 의료의 행태와 동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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