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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설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설이 다가와서 그런지 고속도로는 벌써부터 정체되고, 시가지도 일부 정체되곤 하였습니다.

설날이 되면 온 가족이 모여 기뻐야 하지만, 지갑이 얇은 사람들은 한숨이 나오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고향에 가지 못하고 혼자 외롭게 지내는 분들도 계십니다.

또한 주부들은 설명절음식 장만으로 설날을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렇게 많은 부류의 사람들이 걱정과 기쁨을 나누는 설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양력설과 음력설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신정, 구정이라고 하였죠.

음력의 역사적기원은 기원전 1만5천년경 바빌로니아에서 을 관찰하면서 음력이 태동하였고, 


이러한 음력이 중국을 거쳐 개선되어 우리나라에 유입된 것으로

지구와 달간의 운동변화로 일어나는 달모양을 기준으로 만든 태음력입니다.

음력은 초승달부터 다음 초승달까지의 기간을 한달(평균 29.53059일)이라 창합니다.

따라서 1년을 계산하면 양력(365.53059일)에 비해 약 11일(10.875일)이 부족하여 

매 2-3년 사이에 윤달을 만들어 오차를 줄여나갑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해는 13개월이 되곤 합니다. 

농사를 짓는데 있어서 음력은 많은 오차를 낳게 됩니다.

아무래도 달모양으로 일수를 만들기는 별로 변함이 없는 태양보다 쉽기는 하겠지만 

정교성은 부족하고, 계절에 따른 날씨 등의 예측에는 부족함이 많습니다.


양력은 그레고리력을 말하는 것으로 교황그레고리 13세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그레고리력은 1년이 365또는 366일입니다.

그레고리력을 알기 위해서는 율리우스력을 알아야 합니다.

율리우스력은 기원전 46년에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만든 것으로 

4년마다 2월29일을 두다보니 1년이 평균 365.25일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천문학 회귀년 1년인 365.2422일 보다 0.0078(11분 14초)가  길어 

128년마다 1일의 편차가 생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1582년 10월 4일 교황 그레고리 13세가 율리우스력의 400년에서 

세번의 윤년을 제외시키는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여 그레고리력이 되었고, 

그레고리력에 의하면 1년은 365.2425일이 되어 

천문학의 회귀년보다 0.0003일(26초)이 길고 약 3300년마다 1일의 편차가 난다고 합니다. 

음력에 비하면 편차에 아주 적기에 아주 정확하다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공식적으로 양력을 사용했던 시기는 음력 1895년 11월 17일을 

양력 1896년 1월 1일 변경하여 선포한 날입니다.

이 당시 양력도입을 국가가 상당히 중요하게 여겼는데

조선시대 최초의 연호를 태양력 도입했다는 건양으로 정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태양력의 도입과 함께 단발령의 시행과 함께 일본의 압력으로 도입되다보니 

일반국민들에게 양력설은 일본설로 인식되었던 것입니다. 

말하자면 우리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여 도입해야 했지만, 

그러한 절차도 없이 일본의 압력에 의해 시행되었으니 당연한 결과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시켜서 시행해야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갑자기 국가가 그 당시까지 온 국민이 지냈던 음력설을 비하하고, 

양력설을 지내야 한다고 하니 양력설에 대한 반감은 더욱 커진 것입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에도 일제시대와 마찬가지로 양력설 중심의 정책으로 일관했으며, 

1949년 6월 4일에는 양력설을 공휴일로 정하였습니다. 

그래서 1950년 1월 1읿 부터 3일까지 휴일로 정하였고, 

음력설은 평일로 정하였으며 이 정책은 1989년까지 지속되었습니다.


박정희 정권 때에는 1975년 국무회의에서 이중으로 해맞이를 하는 일이 없도록 

국민을 지도 계몽하고 공무원부터 솔선수범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후 1978년 최규하 국무총리는 "구정에 공무원이 정시에 출퇴근을 하는지, 

근무에 자리를 지키는지, 철저히 감시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가가 신정설에 대해 강력하게 추진하여 

국민들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음력설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선거에 음력설이 화두가 되어 공약으로 걸리기도 하였고, 

1985년에는 음력설이 공휴일로 지정되었는데, 설날이 아니라 '민속의 날'로 지정된 것입니다. 

이후 노태우 대통령이 1989년에 '설날'이라는 명칭을 복원하였고, 3일의 휴일을 지정하였으며,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12월에 양력1월 1일을 설이 아닌 공휴일로 지정하고 

공휴일도 하루로 줄었습니다.


북한의 경우에는 김일성 주석이 음력설을 봉건의 잔재라며 

1946년부터 양력설을 공식적인 설날로 지정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국민들이 음력설을 보내다보니 달리 막을 방법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3년부터 민족의 전통을 강조하자는 정책에 따라 

음력설이 3일간의 휴일이 되었다고 합니다.


남이든 북이든 음력 설날은 

조선구한말부터 일제시대를 거쳐 1970-1980년대까지 많은 핍박을 받았지만,

국민들은 오랫동안 지켜온 전통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내었습니다.

아마도 구한말부터 강압적으로 양력설을 지키라고 할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충분히 양력설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서서히 전환해 나갔다면 

오늘날 음력설이 없어졌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없이 외세(일본)의 압력에 국가가 부응하여 

강압적으로 양력설을 추진하다보니 

국민들은 음력설을 지키는 것이 우리 자신의 정통성을 지키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의 실생활에 음력보다 양력이 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오랫동안 지켜온 명절을 지금에 와서 무리하게 바꿀 이유는 없는 것입니다. 

음력설을 인정하고, 양력은 그 나름의 장점을 살려 나가야 할 것입니다. 

물론 양력설도 억울하긴 할 것입니다. 일본설도 아닌데, 일본설로 매도당했으니까요. 


이제 나이 한 살을 더 드실날이 다가왔습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시고, 음력으로 2016년 새해에도 복많이 받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