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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각 8일 미국인의 최대 스포츠 축제인 미식축구 슈퍼볼 결승전 하프타임에 

비욘세가 등장하였습니다.

백인우월주의가 강한 미국의 전역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경기이니

하프타임공연을 통해 문제제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큰 효과일 것입니다.

흑인 팝스타 가수인 비욘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노래를 통해 미국과 세계전역(시청자 1억 2천만명)에 흑인인권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비욘세는 슈퍼볼 결승 경기가 있기 전날 신곡 '포메이션'을 발표했는데,

이 곡의 뮤직비디오에는 미국사회가 흑인을 차별하는 것을 풍자하여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비욘세의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장면은 어떤 것을 풍자하기에 논란이 되었을까요.


노래의 시작부터 비욘세는 물에 잠긴 경찰차위에서 등장합니다.

이 장면은 2005년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뉴올리언스 지역이 엄청난 피해를 당했는데,

당시 뉴올리온스 지역은 흑인이 많이 살던 지역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피해가 컸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뉴올리온스 지역은 미국평균소득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고, 주민의 70%가 흑인이었다고 합니다.

미국 평균 흑인 비율이 13%이니 압도적으로 흑인이 많은 지역이었던 것입니다.

또한 소수의 백인과 다수의 흑인들간의 소득격차가 심해 양극화가 두드러진 곳이고,

대형 허리케인은 당연히 흑인들에게 더욱 참담한 상황을 안겨주었습니다.

흑인들은 백인과 달리 홍수 등의 자연재해 보험도 못 들었으니 피해보상도 제대로 안 됐고,

가난하다보니 주로 집값이 싼 침수 저지대 지역에 살았으니 피해도 많았습니다.

또한 미정부도 입김이 센 부유층의 백인지역을 우선으로 복구하다보니

복구 과정도 뒤쳐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10년이 지난 뉴올리온스 지역의 흑인인구는 10년전에 비해 10%가 감소한 60%라고 합니다.

흑인들은 허리캐인으로 인해 생활고에 시달려 고향을 일부 떠났다고 합니다.

또한 뉴올리온스 복구과정에서 개발여파로 부동산 시세가 43%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복구를 통해 경제지표가 좋아졌다고 백인들 5명 중 4명 꼴로 답하고 있지만

흑인들은 5명 중 3명이 더 나빠졌다고 한답니다.

돈 없는 흑인들에게는 복구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지는 개발사업이 

오히려 집을 빌릴수도 없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으니 상황이 더욱 나빠진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7일 오바마 대통령이 뉴올리온스를 방문하여 

 "복구된 뉴올리온스의 변화를 보라고 하면서, 뉴올리온스 주민들이 감명을 줬다"고 하니 

 대통령이 미국 흑인들의 고통은 알지 못하고,

복구된 겉모습만 보면서 감명을 줬다느니 헛된 소리를 하는 것 같습니다.


2. 비욘세 뮤직비디오의 이어지는 장면을 보면 

 '흑인 소년이 방호복을 입은 경찰관들 앞에서 춤을 추다가 두 손을 들고 멈춥니다.

소년 뒤로 등장하는 벽에 "우리를 쏘지 말라"는 낙서가 보입니다.'  

최근 일부 백인 경찰관들이 아무 무장도 하지 않은 흑인 용의자에게

총을 쏘아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으로 

미국사회의 인종차별의 한 단면을 보여주었던 사건을 풍자한 것입니다.


3, 비욘세의 슈퍼볼 공연에는 댄서들과 함께 검정색의 옷과 배꼽티를 입고 열창을 하였습니다.

이는 1960-70년대 게릴라 활동을 펼친 

흑표당(Black Panther Party)를 존경한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합니다.

흑표당은 가난과 인종차별에서 벗어나기 위한 흑인들의 정치권에 대응하는 조직입니다.

당시 미국은 시민들의 평등권을 부여하면서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부여되었지만,

정치나 경제면에서는 흑인들이 설 자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클랜드 시 젊은 흑인들의 동요로 학문과 정치적 모임에서 흑표당으로 발전하였습니다.


흑표당의 유니폼은 멜빈 뉴튼의 도움으로 파란셔츠, 

검은바지, 재킷 베레모와 총을 유니폼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흑인들의 강인함과 존엄을 표하기 위해 검은 표범이 가장 알맞다고 하여 '흑표당'이라고 하였습니다.


 

당시 흑인들은 백인 경찰들에게 극심한 위협과 탄압을 받았는데, 

흑인 휴이 뉴튼은 미국의 법에 총기를 소지하는 것이 합법이라는 것과 

자기방어를 위해 총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이용하였습니다. 

그러자 경찰들의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는데, 흑인들이 무장된 상태에서 법을 어기지 않는다면 

자기방어 차원에서 흑인들이 총기를 경찰에 겨눌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흑표당은 흑인들에게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습니다. 

하지만 흑표당의 총기사이 자기방어를 위한 것이라 하여 법정에서 무죄를 받은 것만은 아닙니다. 

이로인해 법률집행기관과의 분쟁도 계속 이어진 것입니다.

흑표당은 경찰의 잔인한 행위를 감시하기 위해 경찰을 따라다니기도 하였고,

경찰과 만나면 자신의 무죄를 법률로 입증하려 하였으며,

합헌적 권리를 위배하는 자들에게는 법정에 세운다고 경찰을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공개적으로 무기들 들고 다니니 경찰들에게는 폭력적인 집단으로 인식되었습니다.


흑표당이 표방하고 있는 것은 자유, 완전고용, 자본가 수탈금지, 주거, 교육, 의료, 경찰폭력근절, 

근대기술 공동조정 등의 10가지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개혁운동이었습니다.


아마도 샌더스가 이들에게 인기가 적은 것은, 

총기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흑인들에게는 못마땅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민주적 사회주의자의 샌더스 이념은 흑표당의 프로그램과도 상당히 유사점이 많아 보입니다.


비욘세는 위의 내용을 미국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슈퍼볼 결승전에서 문제제기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도 색깔론 논쟁으로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을 뿐입니다.

한국의 대중문화인들도 비욘세처럼 무언가 메시지를 이 사회에 전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