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통합과 진해시의 운명

⑥ 진해,창원,마산시 통합과정을 지켜보며

산다는것 2014. 12. 14. 22:24

 ⑥ 진해,창원,마산시 통합과정을 지켜보며

 

2009년 3개시(진해,창원,마산)시 통합과정을 보면 너무 쉽고, 졸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 축약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통합의 득과 실에 대한 명확한 분석도 없었으며, 정부주도로 추진되었고, 통합인센티브 2369억원 지원이라는 미끼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2009년 초기에 통합관련소식이 전해지자 가장 발빠르게 움직였던 곳은 마산시였습니다. 당시 황철곤 마산시장의 3선 임기가 마치게 되어 더 이상 마산시장에 출마할 수 없었습니다. 황철곤 시장은 다시 출마하기 위해서는 통합시의 탄생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당시 마산시는 점차 인구가 줄어들고, 쇠퇴하는 도시였습니다. 무엇인가 새로운 반전을 위해서는 통합을 통해 재정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이러한 인식하에 마산시민들도 통합에 대한 당위성에 가장 많은 공감을 이루었던 것입니다.

 

반면에 창원시와 진해시는 약간의 온도차가 있었습니다. 당시 창원시는 재정자립도가 높은 도시였기에 통합을 하게 되면 재정자립도가 낮아질 것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통합에 대한 득이 별로 없었던 것입니다. 진해시는 당시만해도 재정자립도가 높지는 않았지만, 신항만이 있었습니다. 이는 미래에 도시발전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통합보다는 자립형도시로 성장하는 방안을 더 선호했던 상황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아주 강력하게 추진하다보니 집권여당의 자치단체장들이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고 반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결국 2009년 8월 15일 이명박대통령이 행정구역통합을 언급하자 행정안전부의 통합정책은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위기감을 느꼈는지 창원시장과 진해시장은 마산을 제외한 채 창원과 진해의 통합을 추진합니다. 창원시 입장에서는 마산과 함께하기는 재정적으로 많은 부담을 느꼈고, 진해의 경우는 신항만을 통한 도시발전을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진해시도 마산시를 배제한 것은 하향평준화를 우려했기에 창원시와 통합을 추진한 것입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는 마산, 창원, 진해시를 통합하여 광역시급의 대형도시를 만드는 것이기에 창원시와 진해시의 통합은 사실상 백지화된 것입니다. 이러한 통합과정 속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정부와 관 중심의 통합이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행정구역통합에서 가장 중요한 주민의 의사는 전혀 무시되었다는 것입니다. 지방지치단체의 주인은 시민인데, 시민이 대행업무를 시킨 지자체장과 시의원들이 모든 것을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법령에 시의회에서 의결할 수 있다고 하여도 주민의 의사를 묻고 결정하는 것이 합당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시민이 지방자치단체의 통폐합에 대한 결정권을 대의기구인 시의원들에게 위임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2010년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행정구역통합을 주민투표로 실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1/3이상의 투표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우려했다고 하였습니다. 주민투표법에 의하면 유권자의 1/3이상이 투표를 참여해야 유효하고, 만약 1/3 미만이 투표하면 투표함도 못 열고 폐기되기 때문입니다. 즉, 시민들의 행정구역통합에 대한 참여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어 시의회에서 의결로 결정할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시민의 의사를 제대로 들을려고 노력도 하지 않고, 집권여당의 관할하에 있는 시의원들을 동원하여 통합을 이루는 가장 간단한 방법을 사용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정부도 국회의원도, 시의원들도 시민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오로지 자신들의 정치생명 연장에 관심만 있었다는 것입니다.

 

시민단체에서는 통합을 원천적으로 반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통합에 대한 득과 실을 꼼꼼히 따져보고 시민들이 판단하도록 해야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진해,창원, 마산시의 통합과정은 무조건 통합해보자는 식으로 정부와 관이 중심이 되어 추진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서 통합하면 인센티브를 10년간 2369억원을 지원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정부가 돈을 미끼로 시민들을 현혹하는 졸렬한 방법을 동원한 것입니다.

 

정부가 내세우는 통합의 이익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로 효율성이 극대화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1990년대 도농통합사례와 제주도의 통합사례에서 볼 때 인건비 감소는 미미하고, 오히려 지출이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2014년 통합창원시 현재를 보아도 효율성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3개의 시청이었지만, 현재는 1개시청 5개구청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도시브랜드가 강화된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창원시는 예전에도 있었으며, 지금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도시브랜드가 강화된 측면보다는 진해시와 마산시가 갖고 있던 브랜드 가치의 하락이 오히려더 큰 손실일 것입니다. 세 번째로 각 도시간의 인프라를 공동으로 활용한다는 측면을 강조했지만 이미 창원,마산 진해시는 도시 인프라가 개별적으로 거의 구겅되어 있었습니다.

 

네 번째로 대형도시 출현으로 상권의 확대를 통합효과라고 하지만, 막상 통합하니 구 창원지역 중심으로 상권이 확장되고, 진해나 마산지역의 상권은 오히려 위축되어 양극화만 심화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로 교통이나 교육의 통합으로 얻는 가치를 들었지만, 마산,창원,진해는 오래전부터 시내버스 체계가 통합되었고, 단지 택시가 통합이 되지 않았지만 택시요금이 통합되었다해서 택시요금의 혜택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오히려 진해에 연고를 둔 택시들이 창원과 마산의 택시들이 진해에서 영업을 하다보니 더욱 어려워졌다는 하소연만 나올 뿐입니다. 교육의 통합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진해가 창원에 비해 교육수준이 낮다보니 통합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 교육청 관계자의 말입니다. 단지 좋아진 것은 공영자전거 누비자가 진해에도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여섯째로 대형도시의 출현으로 중점사업에 역량을 강화하고, 중복사업을 조정할 수 있다고 하였지만, 진해에 신항이 있지만 가포에도 신항을 건설하여 부실화를 초래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일곱 번째로 정부로부터의 인센티브 지원입니다. 당초 정부는 인센티브를 10년간 2369억원이라 했지만, 이 금액도 제대로 지원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10년동안이기에 1년으로 환산하면 230억원대이고, 다시 3개시로 나누면 80억원 수준입니다. 그리 큰 금액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3개시가 각각 예산을 신청하여 국고를 받았지만, 현재는 창원시 1개시가 국고를 받는 구조이다보니, 예전에 3개시가 받은 금액의 합산액보다 창원시 1개시가 받는 국고가 적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사실상 인센티브를 받는 다고 하여도 예전의 3개시가 각각 받았던 국고와 차이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유인책에 불과했을 뿐 인센티브의 실익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행정구역통합으로 손해를 보는 것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하층구조의 민심전달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100만이상의 대형도시가 되다보니 시장을 만날 기회도 적어지고, 민원도 예전보다는 불편한 점이 많아진 것입니다. 두 번째로 마산, 창원의 기득권 싸움속에 소외될 우려와 진해지역 단체장이 통합시장으로 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고 시의원 수에서도 타지역에 비해 수가 적음으로 인한 피해를 들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지역간의 갈등으로 인한 소모비용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는 통합 후 최근 4년여간의 통합창원시의 혼란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네 번째로 외곽지역에 대한 정책이 미비해지고, 예산을 통합시에서 받다보니 진역현안이 밀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진해의 경우를 보면 통합 후 전원세값과 부동산값의 상승으로 인해 서민들이 혹독하게 고통을 겪었습니다. 부동산 값의 상승은 외부 유입세력이 이끌었고, 이들이 대부분 수혜자인 것입니다. 즉, 부동산 가격 상승은 결과적으로 진해시민에게는 손해를 주었고, 외부유입세력(구 창원지역)이 이득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통합의 득보다는 실이 더욱 많았던 것이 지난 4년간의 행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지역갈등과 양극화는 더욱 가속화 될 것입니다. 이런 문제가 있기에 그동안 통합을 반대했고, 통합을 하더라고 꼼꼼하게 계획을 갖고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역의 집권여당 정치인들과 이권에 민감한 토호세력들은 통합을 밀어붙였습니다. 그래서 서로간의 도시 정통성도 다르고, 삶의 방식이 다른 세 개의 도시가 한 순간에 창원시로 되었으며, 진해의 정통성은 사라지고, 창원시의 방식으로 흡수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2009년 마산시 홍보물입니다. 위 내용은 2014년 현재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