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날씨가 몹시 추워졌습니다.
밤거리를 헤매는 대리기사들에게는 무척 힘든시절이 온 것 같습니다.
가끔 어떤 상가에 보면 대리운전 기사들은 들어오지 말라는 공고가 있더군요.
기사들이 추위를 피해 들어오는 것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기사들의 자존심은 물론 가슴에 큰 상처를 주는 말인것 같습니다.
얼마전 창원 중앙동에서 용원으로 가는 손님을 태웠습니다.
그 손님이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자신을 태운 대리기사의 얼굴을 보니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것을 알았답니다.
그래서 반갑게 아는 척을 했더니 이 친구가 너무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 자신도 참 난감했다고 합니다.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났으면 참으로 반갑게 만났을텐데
대리기사로 만나니 이 친구가 얼마나 당황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차라리 아는 척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 데 괜히 아는 척해서 친구의 마음에 상처를 준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고 합니다.
학교다닐때 그렇게 명랑하던 친구가 대리기사의 현 상황에서 왜 이리 위축되는지 참 씁쓸하다고 하더군요.
이런 경우는 저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가끔씩 아는 사람을 대리할 때 만나면 순간 당황했던 모습을 많이 느꼈습니다.
이런 모습은 저 뿐만이 아니라 타 대리기사들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예전에 석동에서 이웃사람들이 어떤 대리기사를 보고 반갑게 인사를 하는 데,
그 기사는 얼굴이 붉어지면서 어쩔 줄을 모르더군요.
그 모습이 현재의 대리기사 모습이고,
기사들 스스로 사회의 패배자란 인식이 깔렸기에 아는 사람을 보면 당황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일요일 진해에서 상남동 성원아파트에 손님을 내려주고 상남동 유흥가 쪽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기사분이 저를 보더니 갑자기 얘기 좀 하자고 하더군요.
나이대는 60대 가량 보이고 특이한 점은 앞니가 없어서 참 불쌍하게 보였습니다.
이 분이 지난 밤에 사고를 손님 차 접촉사고를 내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보험처리를 하면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까 노심초사하더군요.
한 30분 정도 그 분과 거리에서 얘기를 나누고 처리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고맙다고 하면서 이제야 걱정이 좀 사라진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분을 보면서 참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돈이 없어서 틀니도 못하면서 보험처리 자기부담금 30만원을 내야 하는 처지때문인 것입니다.
기껏 내가 그 분께 한 것은 보험처리 방법정도 알려주는 정도에 불과한 것에 자괴감이 들더군요.
지난해 기준으로 마산,창원,진해,김해지역의 대리기사 수는 3,000명 가량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약 1,000명 정도 더 늘어난 것 같습니다.
진해에도 stx사태로 곤경에 처한 사람들이 대거 대리기사로 합류했다는 말이 들리더군요.
실제로 최근에 진해에서 콜을 잡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만큼 기사 수가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대리기사들의 사정을 들어보면 자영업을 하다가 망한 사람들, 회사에서 짤린 사람들,
그리고 행정기관으로 부터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
참으로 가슴에 한을 품은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물론 직장을 다니면서 알바로 하는 분들도 있고, 퇴직하여 놀기가 뭐해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대리기사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정치에 무관심입니다.
아니 정치에 관심을 가질 여유조차 없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곧 정치가 자신의 삶을 바꿔 줄 희망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많습니다.
아무리 문재인이가 대통령이 된다고 한들 뭐합니까?
비정규직, 최저임금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하지만 우리와는 상관없는 말입니다.
적폐청산을 한다고 윗대가리 구속시키면 뭐합니까?
실제로 우리 주면에 있는 콜 수수료문제, 강제 출근비로 인한 중간업자들의 적폐는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우리에게는 우리 주변의 적폐문제를 해결해 주었으면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식의 말들이 기사들에게 오가곤 합니다. 아무도 우리 일에는 별 관심이 없다고 합니다.
기껏 대리기사 쉼터를 한마음병원 옆에 조그맣게 새운 것을 두고 온갖 생색을 내지만 기사들에게는 그리 효용성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 생색내기가 아닌 실질적인 것에 관심을 보여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사들에게 더 큰 문제는 이들은 앞으로의 모습에 대한 꿈조차 꾸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하루먹고 사는데 연연한 나머지 꿈꾸는 것 자체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꿈이라도 꾸면서 살고 싶지만, 그런 꿈을 꿀 여유도 없고 설사 꿈꾼다한들 실망으로 돌아올 뿐이라고 합니다.
대리기사들 중이 한 30%정도 혼자 산다고 합니다.
경제 사정으로 인해 가정이 파탄한 사람들도 있고, 직업상 결혼을 못하여 혼자 사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더욱 꿈꿀 여유 자체가 없는 것 같습니다.
밤거리에서 대리기사들과 얘기하다보면 많은 것을 배웁니다.
많은 대리기사들이 억울한 일로 말미암아 한 순간에 파탄의 길을 걷는 일도 많이 들었습니다.
아무도 관심가져 주지 않기에 당할 수 밖에 없었다는 사람들도 많더군요.
그리고 말이 법이지, 법이 힘없는 사람에게 날도둑이고, 제 멋대로 적용된다고도 하더군요.
대리기사들은 장시간의 노동에도 제대로 대우받지 못합니다.
편의점 알바도 손님이 없는 시간에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만, 기사들은 밖에 벌벌 떨며 대기해도 인정받지 못합니다.
만원 콜을 수행하면 3,000원 수수료로 뜯기고,
이 뿐인가요 보험료에 출근비에 프로그램비, 교통비 빼면 5,000월 챙기는 시장입니다.
너무도 기사들에게는 불공정한 현실입니다.
대리기사를 하면서 제가 가장 해야할 일은 광역시를 만들고, 야구장을 짓고, 공원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런 공간에서 여유를 부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그런 여유를 부리지도 못하는 사람만 양산하고, 야구장, 녹지공원, 그런 것만 지으면 무얼하겠습니까?
돈 있는 사람들에게만 세금을 쓰는 것에 불과하지 않을 까요.
최소한 이들에 꿈을 꿀 수 있는 여유를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꿈꾸고 싶은 대리기사"란 구호로 명함을 만들었습니다.
철저하게 바닥에 있는 사람들에게 꿈을 꿀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꿈꾸고 싶은 대리기사가 지방의회라도 들어가야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조광호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광호 ppt (1) | 2018.01.11 |
---|---|
어느덧 골수이식한 지 7년이 되었네요. (1) | 2017.12.04 |
창원시의 경화역 조성사업 재검토해야 (0) | 2017.07.07 |
내 별을 찾을 수 있을까? (0) | 2017.07.01 |
법원의 일반인과 관에게 전혀 다르게 적용되는 이중잣대 (0) | 2016.12.16 |
- Total
- Today
- Yesterday
- 위생원
- 진해야구장
- 촛불집회
- 통합창원시
- 진해요양원
- 창원시의회
- 창원시
- 허성무
- 주민투표
- 조광호
- 안철수
- 진해지역시의원
- 희망진해사람들
- 1인시위
- 사드배치
- 김병로
- 진해구육대부지
- 진해구요양원
- 진해경찰서
- 국민건강보험공단
- 윤석열퇴진
- 새누리당
- 진해선관위
- 윤석열
-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 진해
- 이재명
- 새날노인돌봄의집
- 김성찬
- 김학송국회의원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